그들의 몸이 곧 그들의 삶

수원미술전시관 ‘근육의 생각’ 展
김월식 ‘아시아인의 몸’ 연구 프로젝트
히말라야 따망족 인터뷰 등 아카이브 전시

김월식 작가는 네팔에서 반복적인 노동을 수행하는 ‘셰르파’(짐꾼)를 봤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들의 근육에 뇌가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이었다. 

이에 작가는 100일 동안 1천 킬로미터를 걸으며 자신의 다리로 근육의 생각을 읽어내려 했다. 또 눈을 가리고 온전히 손의 촉각에 의지한 채 관찰하고 이를 찰흙 모형으로 재구성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렇다면 정말 근육은 생각을 갖고 있을까.

 

작가의 답은 ‘그렇다’이다. 김월식 작가의 예술가적 상상과 연구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 <근육의 생각>이 수원미술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김 작가는 지난 3~11월 험난한 히말라야의 삶과 근대화 과정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네팔인들의 몸에 보존되고 있는 삶의 상상력, 문화적 상상력을 탐구했다. 이와 함께 동시대 대한민국의 지역민들의 근육 속 생각을 연구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 천년 동안 히말라야와 같은 고산에 적응하도록 디자인된 따망족의 심장과 폐, 걷는 근육 등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따망족’과의 인터뷰, 14세부터 철을 두드려 온 대장장이가 아귀의 힘으로 철을 두드려 철 그릇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 수원 지동에서 40년이 넘도록 중국음식점을 운영한 사장님의 수타짜장 기술 퍼포먼스 영상 등을 선보인다. 프로젝트 진행 기간 동안의 기록 사진 및 회화 작품도 함께 전시한다.

 

아울러 상인들이 기증해 준 종이박스에 모두의 염원을 담아 만든 <지동신>과 <시장불> 조각품을 볼 수 있다. <지동신>은 수원 지동에 있는 만신, 무당, 무속 신앙을 조사하고 이들의 형상을 조합해서 만들어 낸 조각품이다. <시장불>은 시장에서 매일 소비되는 종이상자로 제작한 부처상으로, 불상 기본 구조는 보물 제431호인 창원 불곡사의 석조비로자나불 좌상(통일신라)의 형식을 빌린 작품이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문의 (031)243-3647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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