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줄다리기를 해온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체육회와 경기도생활체육회도 12월22일 각각 이사회와 대의원총회를 열어 통합과 현 단체의 해산을 결의한 뒤 오는 29일 통합체육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시ㆍ도지사가 단체장인 체육회와 민간인 회장인 생활체육회가 진정한 통합을 이루는 것은 전국 17개 시ㆍ도 가운데 경기도가 최초다.
▶그러나 양 단체가 통합을 이룬다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하부 조직인 시ㆍ군 체육회와 생활체육회, 각 종목단체의 통합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종목단체간 통합은 상당수 단체의 통합과정에 진통이 예상된다. 아직까지 중앙 조직의 가이드 라인이 명확하지 않아 경기단체의 통합 갈등이 수면위로 떠오르진 않고 있다.
하지만 도 단위 경기단체 중 일부는 이미 치열한 물밑 샅바싸움을 전개하며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겉으로는 희생과 봉사를 외치면서도 내면으로는 ‘밥그릇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몸부림 치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5년 만에 통합을 이루게 될 양대 체육단체에 소속될 종목단체의 통합에 있어서 간과해서는 안될 중요한 한 가지가 있다. 단순한 기구의 통합이 아닌 ‘인적(人的)’인 통합이다. 기자는 지난 25년동안 체육현장을 뛰면서 수 많은 체육인들을 접해왔다. 진정으로 체육을 사랑하고 자기를 희생하면서 봉사하는 참체육인들이 있는가 하면, 체육단체를 자신의 이권과 출세를 위한 ‘입신양명(立身揚名)’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
▶양 체육단체의 통합을 기점으로 경기단체장으로서 출연금도 제대로 내지 않은 채 직위를 이용해 사회적인 명성을 과시하고 정치적인 도구로 활용하려는 ‘명함용 단체장’과 경기인 출신이면서 직을 이용해 군림하려는 ‘제왕적 단체장’은 통합 논의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경기단체의 실무를 맡고 있는 전무이사(또는 사무국장)의 직업화와 장기집권을 통한 조직의 사유화도 이번 통합 과정서 반드시 제척해야 할 부분이다. 통합체육회의 출범이 단체를 일원화해 효율성을 높이고, 체육 발전의 시너지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인적 쇄신도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만 한다.
황선학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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