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전용차로 점령한 일반차량들… 급행버스는 달리고 싶다

[현장] 러시아워 무질서에 발목잡힌 ‘인천 BRT’

▲ 16일 오전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앞 봉수대로 가정사거리에서 인천지역에서 유일한 중앙버스 전용차로인 BRT 노선에 일반차량들이 끼어들어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장용준기자
“버스전용차로에 일반 차량이 더 많이 몰려들어 다른 차선보다 더 혼잡합니다.”

 

16일 오전 8시께 인천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앞 봉수대로 가정사거리. 경인고속도로 서인천 IC 등 서울 방향으로 좌회전하려는 차량과 인천 동구청 방향으로 직진하려는 차량이 뒤엉켜 큰 혼잡을 이뤘다.

 

인천지역 유일한 중앙버스전용차로인 BRT 노선엔 파란색으로 차선이 표시됐지만, 많은 차량이 좌회전 차로는 물론 이차로까지 좌회전하려 달리거나 신호·정체 등으로 멈춰 섰다.

 

더욱이 차로 중간에는 기존 버스정류장보다 넓은 정류장(쉘터)이 건설돼 버스전용차로임을 알리는 표지판까지 세워졌지만, 대부분 운전자가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통행했다. 이처럼 운전자들의 불법운행이 일상화됐지만,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곳 중앙차선에는 최근에 표지판만 설치됐을 뿐 단속 CCTV와 유도봉 등은 찾아볼 수 없는 탓에 단속의 사각지대다.

 

아침저녁 혼잡시간대에 교통지도에 나서는 경찰이나 모범운전자들 역시 너무 많은 차량이 버스전용차로로 통행해 단속 및 지도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매일 아침 이곳에서 좌회전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주민 A씨(33·여)는 “BRT 버스를 위한 차선이라고 하는데 워낙 이곳에서 좌회전하는 차량이 많다 보니 대부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하루에 두 번 이상은 이곳을 지나는데 중앙차로가 운영 중이라는 것도 최근 안내표지판이 세워지고 나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7월부터 청라국제도시~계양구 작전역~서울 강서구 방화역 간 22.3㎞를 잇는 BRT 버스(7700번)를 하루 67차례(휴일 54회) 운행하고 있다. 개통 첫해 하루 평균 1천여 명 수준이던 이용객은 최근 3천200여 명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전용차선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파란색 노면 차선표시만 돼 있을 뿐 BRT 전용신호등은 청라국제도시 내부와 작전역 등 주요 구간에만 설치된 탓에 대다수 운전자가 전용차선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차선 위반을 단속하는 CCTV 단속 카메라는 계양구 효성동 풍산아파트 인근, 까치말사거리 등 고작 2곳에만 설치돼 있다. 그렇다 보니 차량 통행이 잦은 청라지역에는 아예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운전자들의 불법 운행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가정사거리가 청라에서 서울 방향으로 향하는 유일한 구간이다 보니 병목현상이 많아 전용차로 위반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과 협의해 전용신호등 등 교통시설물을 보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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