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지원 부족… 난방비조차 내기 어려워
설상가상 라면 등 생필품마저 끊겨 운영 차질
극심한 경기 침체로 어려운 이웃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줄면서 경기북부지역 사회복지 시설들이 쓸쓸한 연말을 맞고 있다.
20여명의 노인이 거주하고 있는 의정부의 A시설은 부쩍 추워진 날씨가 야속하기만 하다. 운영비, 인건비 명목으로 지자체로부터 매달 지원받는 75만원으로는 150만원에 달하는 난방비조차 내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연말에도 꾸준히 답지했던 라면 등 생필품마저 아예 끊겨버렸기 때문이다.
그나마 거동이 불편한 요양 노인들이 내는 자기부담금과 건강보험공단에서 지급되는 보험료로 직원 7명의 인건비를 감당하지만, 보험료 지원이 없는 노인 10여명까지 함께 돌볼 수 있는 보금자리를 유지하기는 힘겹기만 하다.
40여명의 아동이 살고 있는 포천 B시설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일부 후원자들이 과자 등 먹을거리를 위문품으로 보내주고 있지만, 한달 300여만원에 달하는 난방비는 여간 고민거리가 아니다. 이에 B시설은 정부 지원 운영비 가운데 피복비 등 다른 항목의 지출을 줄여 난방비에 보태고 있다. 연천 E노인 시설과 의정부 S시설 등도 기부금 및 후원 물품이 예년보다 크게 줄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부지역 복지단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9월 직원 2명이 순환 근무했던 의정부 사무실을 8명이 상주하는 사업본부로 승격, 북부지역 모금 활성화에 나섰지만 모금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다음달 말까지 진행하는 ‘희망 2016 나눔캠페인’ 모금 현황을 보면 44억4천만원이 목표(100도)인 가운데 경기북부지역 사랑의 온도는 9.3도에 머물고 있다. 196억5천만원 모금을 목표로 하는 경기남부지역 사랑의 온도 19.2도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신혜영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경기북부사업본부장은 “경기남부지역 모금 성과 역시 기대에 못 미치고 있지만, 북부지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며 “주변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온정의 손길이 절실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의정부=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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