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측, 인천시 지원위해 처리단가 올려… 오히려 재정적자 우려
일선 지자체, 종량제봉투값 올릴수도 없고… 부담 눈덩이 진퇴양난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SL공사)가 내년부터 인상될 반입수수료를 확정하면서 폐기물 처리단가 인상이 현실화됐다.
그러나 SL공사 내부에선 반입수수료 인상이 공사 재정 건전화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고, 일선 지자체 역시 수억 원의 처리비용 증가에도 종량제 봉투 값 인상에 선뜻 나설 수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1일 SL공사에 따르면 최근 운영위원회를 열고 지난 6월 수도권매립지정책 4자 협의체가 최종 합의한 반입수수료 50% 가산징수안을 조건부로 통과했다. 위원회는 반입수수료를 가산징수하되 내년 1년간 폐기물 반입량과 반입 추이를 토대로 한 공사 재정건전화 용역을 실시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재 1t당 2만 50원인 생활폐기물 반입 수수료는 내년 1월 1일부터 3만 6천780원으로 대폭 인상된다. 특히 생활폐기물을 제외한 사업장폐기물 등 33개 항목 전체가 50% 가산됨에 따라 수도권 일대 쓰레기 처리비용 대폭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반입수수료 인상을 놓고 SL공사 내부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이는 반입수수료 인상으로 공사 재정 적자가 늘어나게 돼 본연의 환경관리 업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노조 측은 “인천시 지원을 위해 반입수수료를 인상하는 것은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환경피해 없이 적정하게 처리하기 위한 공사 설립 취지를 위반하는 것이며 법률근거가 미약한 편법이다”며 “폐기물처리 수수료 현실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인천 10개 군·구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매립지 반입수수료 인상에 따라 생활폐기물 처리비용이 내년부터 최소 2억 원부터 많게는 수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지만, 주민의 반발이 예상되는 종량제봉투 값 인상에 선뜻 나서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남동구가 ℓ당 31원이던 쓰레기봉투 값을 38원으로 평균 7원 인상했을 뿐 대다수 군·구는 봉투 값 인상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반입수수료 인상에 따라 생활쓰레기 처리비용만 수억 원 이상 늘어나는데다 기타 사업장 폐기물 처리비용도 인상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고스란히 구 재정으로 감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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