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인천 송도에 8천5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세운다. 바이오산업은 갈수록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중국이 바짝 추격해온 반도체 산업을 대신할 삼성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2018년 말 새 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1위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전문기업(CMO)으로 도약하게 된다. 삼성은 ‘반도체 신화’에 이어 또 한번 ‘바이오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1일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서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할 세계 최대 규모의 제3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송도에 연간 생산능력 3만ℓ인 1공장과, 15만ℓ인 2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연간 18만ℓ의 바이오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3공장 착공에 들어간 것이다. 제3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2018년이면 삼성은 연간 생산능력 36만ℓ로 경쟁 CMO업체인 스위스 론자(26만ℓ)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4만ℓ)을 제치고 바이오 의약품 생산능력 세계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3공장이 가동하면 매출 2조원 돌파,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의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공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은 “삼성이 IT 사업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바이오 의약품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뛰어 들었다”면서 “바이오 헬스 산업은 우리 제조업의 혁신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바이오 의약품 시장의 후발 주자다. 론자나 베링거인겔하임 등에 비해 20년 가까이 늦었다. 하지만 공격적이고 선제적인 투자로 늦은 출발을 극복하고 있다. 삼성은 바이오ㆍ제약 분야를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하고 2011년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지금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했다.
지난해 1천790억 달러 규모였던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2020년 2천78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10년 후 바이오시장이 반도체와 자동차시장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의 바이오산업 진출은 시의적절하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삼성이 미래 성장동력인 바이오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반도체 신화를 재현하겠다고 나선 것은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성처럼 우리 기업들이 세계의 선진업체들을 따라잡고 잠식해 나간다면 한국 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데도 큰 몫을 하게 된다. 다른 대기업들도 미래 먹거리 산업에 대한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과감한 규제 개선과 연구개발 지원, 맞춤형 인력 양성 등 정부가 뒷받침할 일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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