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의 현장] ‘위기와 갈등의 수사학’ 학술대회

갈등 풀어야 사회발전 동력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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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되는 갈등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해소하기 위해 설립된 경기일보 갈등관리센터가 지난 11월 28일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국제회의실에서 ‘위기와 갈등의 수사학’(Rhetoric for Conflict and Crisis) 학술대회를 진행했다
한국사회에 갈등이 점철하고 있다. 그 크기 만큼의 분란과 폭력도 잠재한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는 갈등을, 민·관 차원에서 해결하고, 기회의 창구로 활용하기 위한 갈등관리센터가 지난 11월 28일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국제회의실에서 ‘위기와 갈등의 수사학’(Rhetoric for Conflict and Crisis) 학술대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최순종 경기일보 갈등관리센터장은 “세계적인 위험 사회에서 우리는 개별 국가의 국민이 아니라 지구인 전체로 봐야 하며 이제 위험은 상식적보편적이고 생존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며 “이제 위험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정치의 핵심 이슈로 등장했다”며 “위험을 기피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관리한다면 사회 통합과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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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15년 한국수사학회 및 갈등관리센터 공동 학술대회’에서 열린 종합 토론에서 김진 중앙대학교 교수가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재원 한국수사학회장은 위기는 위험인 동시에 기회라는 점을 강조하며 관리를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위기가 오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위기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다양한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꿔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기·인천지역에 들어선 비선호시설로 인해 빚어진 갈등을 극복하려면 창의적 발상을 통해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일준 한국갈등관리본부 대표(갈등관리센터 부센터장)는 “갈등을 기회로 전환하려면 궁극적으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는데 설득을 위해서는 창의적인 프레임을 구축해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원자력은 안전하다’는 메시지로 전북 부안에 방폐장을 만들려 했지만 부안사태가 발발하며 무산됐고 이후 ‘원전수거물의 안전한 관리가 우리 세대 모두의 책임’으로 프레임을 바꾸면서 오히려 경주 등 6개 지역이 신청해 유치경쟁을 벌인 바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수사학회와 경기일보 갈등관리센터가 주최하고 한국외대가 주관한 이번 학술대회에는 200여명의 전문가와 학자들이 참석, 다양한 갈등 및 해결사례를 제시했다.

글 = 송우일·정민훈 기자   사진 = 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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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한국수사학회 및 갈등관리센터 공동 학술대회’에서 한석환 숭실대학교 교수가 학술발표를 하고 있다

[인터뷰] 최순종 갈등관리센터장

“현대사회 위험 예측불허… 사회통합 필수”

최 센터장은 새로운 유형의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과학과 경제발전 △신뢰와 배려를 통한 공동체 의식과 시민정신 △전문가의 성찰과 참여를 통한 성찰적 근대화(제2의 근대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현대사회 위험은 이제 개인이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범지구적인 공동체 의식을 통해 사회통합을 구현했을 때 해결이 가능하다”며 “전문가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와 실천의지, 언론의 역할 등이 시너지를 이뤄 시민사회의 동력이 만들어졌을 때 비로소 위험을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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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그는 현대사회의 위험은 가시적이고 예측 가능했던 과거와 달리 예측과 계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중들의 불안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센터장은 “광우병의 위험은 교통사고 가능성보다 적지만, 오히려 대중은 더욱 불안감을 느낀다”며 “절대적 수치의 문제가 아닌, 예측 불가능함에서 나오는 위험이 현대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위험이라고 인식하는 순간부터 피해갈 수 있기 때문에 아이러니하게도 위험한 것은 위험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 센터장은 과거의 위험이 자연재해나 빈부의 문제, 노동문제 등 신체와 재산에 대한 위험에 그쳤지만, 현대의 위험은 환경파괴·오염, 새로운 질병, 테러, 국가체제 및 민주주의의 위기 등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사회 위험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나아가 개인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회적인 문제로 변형되고 있음을 피력했다.

 

그는 “근대화, 신자유주의 및 급속한 지구화, 전 지구적 연결망 확대, 자본이동의 자유화가 위험의 유형을 변화시켰다”며 “위험은 더이상 개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인 갈등을 동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순종 갈등관리센터장은 11월 28일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위기와 갈등의 수사학’ 공동 학술대회에서 “근대화를 통해 봉건사회구조가 해체되고 산업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위험의 유형도 변화하는 만큼 새로운 형태의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가치중심의 사회통합 측면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글 = 송우일기자

[인터뷰] 이재원 한국수사학회장

“이미지 회복 전략 통해 위기를 기회로…”

이어 “이같이 이미지 회복 전략으로 위기 상황은 전략에 따라 기회 또는 위험으로 나뉘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처지론에서 이미지 회복 전략의 출발점은 결국 어떻게 반응해야 할 것인가 또는 어떠한 언어적 혹은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을 사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라며 “사회 전반적으로 이 같은 이미지 회복 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위기의 상황에서 나타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따짐이란 이성에 기초한 처지를 말하고, 풀이는 법률이나 증빙서류를 가지고 상대방의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행위를 해명하거나 상대의 주장을 묵살한 의도로 주장하는 말다툼의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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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존 베노이트 이미지 회복 전략과 달리 추정과 짐작, 뜻풀이 등으로 세분화 분석할 수 있는 따짐과 풀이로 이미지 회복 전략을 견고히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어 이미지 회복 전략을 수사학적 처지론에 따라 ‘따짐’과 ‘풀이’, 두가지 유형으로 풀어나갔다. 그는 최근 이미지 회복 전략은 대통령의 연설문에서 볼 수 있다며 전대 대통령의 연설문에서도 이미지 회복을 시도하고자 한 사례를 소개했다.

 

연설문 분석 결과 부인, 책임회피, 개선행위, 사과 등의 표현과 입지강화, 좋은 의도, 보상 등 여러 이미지 회복 전략이 드러나 있었다.이 회장은 ‘베노이트(W.L.Benoit)의 이미지 회복 전략에 대한 비판과 수용을 수사학적 처지론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이미지 회복 전략을 소개했다.

 

이 회장은 “이미지 회복 전략은 개인이나 조직에 위기가 발생하면, 이를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학술대회의 포문을 연 이재원 한국수사학회장은 강연에서 “언제든지 닥칠 수 있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면 이미지 회복 전략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글 =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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