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웃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걸음마 뗀 막내구단, 마법같던 2015

‘아듀 2015’ kt wiz 소중한 순간

▲ 5월24일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이긴 뒤 kt wiz 선수들이 조범현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kt wiz제공
누구에게나 첫걸음은 있다. 마치 어린아이가 첫 걸음마를 떼는 것 마냥.

처음부터 잘 걷는 이는 없다. 넘어지고, 또 넘어진다. 그렇게 깨지면서 몸으로 익힌다.

 

프로야구 막내구단 kt wiz는 올해 첫걸음을 내디뎠다. 넘어질 때가 잦았다. 상처 나기도 일쑤였다. 그래도 일어나 다시 걸었다. 이렇게 힘겹게 걸음마를 익히는 kt를 보며 우리는 울고, 웃었다. 그 순간순간을 2015년 마지막 날에 담았다.

 

■ 첫 경기

2015년 3월28일. kt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1군 첫 경기를 치렀다. 5회초까지 걸음이 좋았다. 김상현이 홈런 2방으로 팀을 이끌어갔다. 

8대2. 막내구단의 기세 좋은 걸음걸이에 형님구단 롯데는 적잖게 당황했다. 하지만 kt는 5회말 서툰 걸음걸이에 결국 넘어졌다. 대거 7점을 내주며 8대9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3점을 더 허용한 kt는 9대12로 졌다. 사직구장은 ‘부산갈매기’가 울려 퍼졌다. kt의 첫걸음은 이렇게 아팠다.

 

■ 첫 승리

개막경기 이후 11번을 내리 졌다. 첫걸음은 언제 내디딜 수 있을까. 팬들도 지쳐가던 4월11일 마침내 kt가 첫걸음을 뗐다. 서울 목동구장에서였다. 9회초까진 6대0으로 걸었다. 1이닝만 막으면 첫걸음은 완성이다. 

그런데 9회말에 4점을 내줬다. 마운드를 지키던 이성민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공을 뿌렸다. 9회말 투아웃 1·3루. 2스트라이크 2볼에서 이성민이 던진 5구째 체인지업에 넥센 임병욱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환호성이 터졌다. 6대4. kt의 첫걸음에 팬들은 울었다. 감격의 눈물이었다.

▲ 5월23일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가 열린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는 관중 2만여명이 찾아 창단 첫 만원 관중을 기록했다.
■ 첫 만원 관중

팬들의 걸음이 적었다.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는 5월 중순이 되도록 만원 관중을 기록하지 못했다. 다른 형님구단이 적어도 한 차례씩 만원 관중을 기록한 사실과 대비됐다. 5월23일 인기 많은 형님구단 한화가 케이티 위즈 파크를 찾았다.

팬들의 걸음이 따랐다. 2만명 만석. 비록 인기 많은 형님구단의 도움이 따랐지만, kt에겐 의미가 깊었다. 만원 관중의 첫걸음이었기 때문이다. 모든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는 쉽다. 이튿날에도 케이티 위즈 파크에는 만원 관중이 들어찼다.

 

■ 첫 마무리

10월5일, 첫걸음에 마침표를 찍었다. 종착지는 마산이었다. 부산에서 시작된 총 192일간의 걸음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유종지미(有終之美)였으면 좋았으련만. kt는 이날 NC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2대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144경기에서 52승1무91패. 첫걸음치곤 나쁘지 않았다. 신생구단 최다승 타이기록이었으니 말이다. 이렇듯 kt의 첫걸음은 힘찼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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