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공대생 30여명 지팡이·이동식 변기·책걸상 등
맞춤형 발명품으로 행복 전파
인하대학교 유기응용재료공학과 2학년 박지영씨와 조선해양공학과 2학년 안민선씨, 기계공학과 3학년 권효섭씨 등 30명 상당의 인하대 공대생들은 학교 교양선택과목인 ‘나눔의 공학’을 한 학기동안 수강하면서 장애인과 소외계층의 크고 작은 불편을 덜어줄 수 있는 맞춤형 발명품을 쏟아냈다.
박지영씨는 동료 학생 2명과 2개월의 시간을 들여 시각장애인을 위한 지팡이를 설계하고 직접 재료를 구해 완성품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지팡이 끝에 3개의 소형 보조발을 만들어 잘못 짚거나 다른 사람의 발에 채이더라도 넘어지지 않도록 안정감을 높였다. 특히 지팡이를 짚을 때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지팡이 끝에 스프링을 부착했다. 학생들은 장애인용 맞춤형 지팡이를 인천 서구에 사는 시각장애인 조흥숙씨에게 선물했다. 조씨는 희귀병인 베체트병을 앓고 시력을 거의 읽은 상태였다.
학생들은 조씨의 불편함 점을 꼼꼼히 살펴 지팡이를 설계했다. 박지영씨는 “비록 지식이나 기술은 부족하지만 조금만 신경쓰면 장애인들이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열심히 했다”고 전했다.
안씨 등은 누워서 움직이지 못하는 와상 장애인을 위한 이동식 변기를 만들어 연수구의 장애인복지관에 기증했다. 장애인들이 일반 변기를 사용할 때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짜냈다.
안씨는 “장애인들이 화장실 갈 때마다 불편한 변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안타까웠다”면서 “우리보다 더 뛰어난 기술을 가진 분들이 더 편리하고 좋은 변기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권효섭씨는 동료학생 3명과 함께 시각장애인의 집을 방문, 지붕으로 열이 빠져나가기 않도록 천정 구조물을 만들어 보수공사를 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하대 공학도들의 ‘나눔’이 인천지역에 ‘행복 바이러스’를 퍼트리고 있다. 공학도들의 발명품은 지팡이나 이동식 변기 외에도 정신지체장애 학생의 공부를 돕는 책걸상, 시각장애인이 집안에서 중요한 물건을 찾을 수 있게 돕는 위치알림 애플리케이션, 장애인을 위한 이동용 목욕보조도구, 시각장애인을 위한 소량 액체 측정기 등 다양하다.
‘나눔의 공학’ 강의를 맡고 있는 진성희 인하대 미래융합교육원 교수는 “처음 강의에서 만난 학생들은 과연 자신들이 장애인들을 위한 제품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 지 걱정하고 고심하기도 했지만 완성된 발명품을 받은 장애인들이 고마워하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과 자신감을 얻었다”며 “학생들이 만든 제품이 시중제품보다 완성도는 부족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정성과 배려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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