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사장에 누가 임명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2년 사이 선거 때문에 사직한 전임 사장 2명(정창수·박완수)모두가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었기 때문에 후임 사장 임명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거다. 정부는 박완수 전 사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지난해 12월 19일 사임한지 한 달 만에 사장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보통 사장 자리를 서너 달 이상 비워두던 전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이다. 인천공항의 급박한 상황을 인식한 당연한 조치다.
인천공항공사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는 21일까지 사장 응모자를 접수, 서류 및 면접심사를 거쳐 복수의 후보자를 국토부에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임원추천위가 제시한 사장 공모자격 요건은 최고경영자 리더십 및 비전제시 능력·조직관리 및 경영능력·청렴성 및 도덕성·항공산업 및 공항에 대한 전문성·공공성과 기업성의 조화능력 등 5가지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공공부문의 인선 기준으로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제시한바 있다. 또 대통령 스스로 “부실 인사가 낙하산으로 임명되는 관행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공항공사 임원추천위의 공모자격 요건이 심사과정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적용되지 않았고, 대통령의 인사 기본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때 임명된 이채욱 전 사장은 공항공사의 성공적 경영성과를 인정받았지만, 지난 2013년 1월 임기만료 8개월을 앞두고 돌연 사직했다. 전 정권 사람이기 때문에 중도 하차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확산됐다. 이런 터에 그의 후임 사장 후보를 인선하는 임원추천위의 심사과정마저 석연치 않았다. 당시 임원추천위는 사장 응모자 19 명중 면접 대상에서 탈락되었던 정창수 전 국토부 차관을 논란 끝에 4명의 최종 후보 명단에 올려 결국 청와대 낙점을 받아 사장에 임명됐다. 박완수 전 사장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친박계 지원을 받아 경남도지사 경선에 나섰다가 홍준표 현 지사에게 패한 후 사장에 임명됐다. 이 때문에 전문성 없는 정치인의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2명의 ‘정피아 사장’들이 들락거리며 생긴 경영공백은 모두 11개월이다. 이로 인해 허브 공항의 경쟁력을 평가하는 대표적 지표인 인천공항의 환승객 수가 2013년 771만 명에서 2014년 725만 명으로 감소했다. 세계 1위 자리가 위협받더니 급기야 올해 초 수하물 대란으로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이제 인천공항공사의 산적한 현안을 풀고, 추락한 공항 위상을 회복시킬 탁월한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다. 정부는 ‘정피아 사장’이 떠난 자리에 또 낙하산 인사를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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