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만 잘 썼을 뿐인데… I 돈 care

영수증 은 필수… 없으면 메모라도 차액 다를땐 고민말고 ‘모름’ 표기
큰 지출 있으면 다 른 곳 줄이도록

신년이다. 그런데 불안이다. 연초부터 대통령의 입에서, 기관의 움직임에서, 전문가의 평에서 경제위기설이 심상찮게 떠돈다. 너나할 것 없이 긴축이다 뭐다 말도 많고, 걱정도 많다.

현실적 위기든, 날조된 공포이든, 이런 분위기 속에서 국가경제의 기반이 되는 가정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상당하다. 특히, 가벼워지는 지갑과 상반되게 오르는 임대료와 물가상승 압박은 개인마저 위축하게 한다. 때문에 최근, 가계부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PC와 스마트폰에 밀려, 종적을 감췄던 가계부의 부활은 그래서 의미 있다. 무턱대고 시작했다가는 ‘작심삼일’이다. 체계적인 꼼꼼함이 필요하다. 그래서 정리했다. 요령을.

 

■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 편의에 따라 도구는 다양

날짜, 내용, 금액만 간단하게 메모한다. 가계부를 꼼꼼하게 항목별로 나눠 쓰려고 하면 쓰기도 싫고, 절대 오래 가지 못한다. 쉽고 간단히 계속 쓰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마트에서 장을 봤다면 식료품 ○원, 생필품 ○원… 이렇게 쓰지 말고 마트 ○원이라고만 쓴다.

단 그 옆 페이지에 영수증 붙이는 것을 잊지 말 것. 영수증에 세부항목이 자세히 있게 마련이므로. 영수증을 발행하지 않는 시장을 주로 이용한다면 메모지에 내역을 적거나 모바일폰에 입력하도록 한다. 요즘 포털 사이트나 스마트폰 앱에도 가계부 항목이 있지만, 가계부를 처음 쓰는 사람들이나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노트가 편하다.

 

■ 지출 분석은 꼼꼼히 … 정리 습관 필요

‘가계부를 써도 아무 소용없다’는 이들이 종종 있다. 이는 지출을 분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출 내용을 분석해야 돈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분석할 때 처음 할 일은 기준 일을 잡는 것.

 

월급이 들어오는 25일을 기준으로 한다면 26일부터 다음날 25일까지를, 매월 말일을 기준으로 한다면 1일부터 31일(또는 30일)까지를 분석하면 된다. 의·식·주, 교통비, 통신비, 교육비, 외식비, 용돈, 기타 등으로 나눠 한 달 동안의 지출을 항목별로 더해 준다. 이렇게 하면 한 달의 지출이 얼마인지, 어느 항목에서 많이 나갔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수입에서 지출을 뺐을 때 지금 있는 잔고와 다를 때가 왕왕 있다. 이럴 때 차액만큼을 ‘모름’이라는 별도 항목을 만들어 처리한다. 꼼꼼한 것도 좋지만 지출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끙끙대다 보면 가계부를 쓰기 싫어진다.

 

■ 예산 세우기 … 체계적인 관리 필요

지출 분석과 한 달의 계획을 바탕으로 예산을 세운다. 예산도 지출과 마찬가지로 항목별로 세운다. 그 달의 수입보다 지출이 많다면 절약할 수 있는 항목을 찾아내 줄이도록 한다.

또, 이번 달에 부모님의 환갑이 있다거나 겨울휴가 계획 등의 특별행사가 있다면 별도 항목을 잡아 예산을 배정해 놓고, 그만큼을 다른 항목에서 줄이도록 예산을 짠다. 

장기적으로 수입과 지출을 잘 파악해서 남는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모자라는 부분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장기적 예산 계획도 수립해야 한다.

 

■ 자녀를 참여시켜라 … 자녀 경제교육에 으뜸

온 가족이 가계부를 함께 쓰면 더 없이 좋다. 그것이 어렵다면 지출을 분석하고, 예산을 세울 때만이라도 함께 하도록 한다. 집안 경제사정을 알게 되면 가족 각자 절약하게 된다. 자녀도 초등학생 이상이면 참여시킨다. 어려서부터 절약하고, 저축하는 금융교육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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