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이퍼리얼리즘 작가 캐롤 A. 퓨어맨

살아있는 듯한 인체 형상에 공감의 새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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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한가운데 비치볼을 끌어안고, 얼굴을 기대 쉬고 있는 여자가 있다. 

오랜 수영을 하다 잠시 쉬고 있는 듯한 그의 모습에는 한가로움과 여유가 느껴진다. 지그시 감은 눈, 힘이 빠진 입술은 마치 엄마의 자궁 속에서 쉬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 같달까.

캐롤 A. 퓨어맨(Carole A. Feuerman)의 작품 ‘비치볼과 거대한 브룩’이다. 

 

사실 작품이란 것을 알고 있지만 그의 작품을 대면하는 순간 나도 모르게 손이 간다. 실제인지 아닌지 구분해 보기 위해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본 사람이라면 전시장 안내원의 눈치를 살피다 한번쯤은 손을 대보기도 했을 것이다.

캐롤은 하이퍼리얼리즘(일상적인 소재를 마치 사진을 찍은 것처럼 사실적으로 보이게 만들어 내는 예술양식)을 처음 입체로 표현한 조각가다. 주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하는데, 작품이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실적이다. 

피부색이며, 도드라진 근육과 핏줄, 주름 하나하나, 거기에 흘러내린 머리카락 한 올까지 모두 살아있는 듯하다.

지난 20일 전시 일정차 내한한 캐롤은 “작품은 모델의 모습을 딴틀에 레진을 부어 형상을 만들고, 페인트를 칠해 완성시킨다. 페인트를 칠하기 전에는 작품으로 대하는데, 페인트를 칠하고 나면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게 된다”며 웃었다.

그는 단순히 사실적인 모습을 전달하기위한 작품을 만들지 않는다. 그의 작품에는 이야기가 있다.

캐롤은 “작품 속 여인은 그냥 아름다운 여자가 아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도전, 열정, 끈기, 사랑, 관계, 균형, 조화, 평화 등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누구나 쉽게 보고 접할 수 있는 소재를 사용해 쉽게 공감이 간다.

캐롤은 “수영, 발레, 물, 비치볼 등을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이다.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작품은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공감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예술이 해야 할 일이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오는 3월20일까지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하이퍼리얼리즘 : 보는 것, 보이는 것, 보여지는 것>展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31)228-3800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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