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출이 휘청 대고 있다. 2015년 1년간 1천59억5천500달러를 기록했다. 전년도에 비해 5.1%나 감소한 수치다. 경기도 수출이 뒷 걸음질을 한 건 6년만이다. 2008~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를 뒤덮었던 때다. 국지적 또는 국내적 경제 위기가 아닌 평시 실적에서 수출이 감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월별 추이도 심상치 않다. 상반기에 호조를 보이다가 7월 이후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국의 금융위기 시작과 정확히 겹친다. 반도체와 자동차 부품 등 대 중국 주력 수출 품목들이 직격탄을 맞아서다.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 기업들의 타격은 더 심하다. 문제는 이런 위기가 당분간 계속될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도 수출의 2015년도 중국 의존도는 36.3%였다. 1년전 34.0%에서 2.3%나 늘어난 비중이다. 중국 경기가 개선되지 않는 한 경기도 수출의 위기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
이란을 공략해야 한다. 인구 8천만, 원유 매장량 세계 4위의 이란이 돌파구다. 미국과 중국 등 경제 강국들의 이란 시장 공략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도 은행권의 PF 수출 등 이란 진출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 경기도다. 정부만 쳐다보고 있을 일이 아니다. 광역 지자체가 할 수 있는 지원책을 총 동원해야 한다. 도내 기업들의 이란 진출에 작은 돌 다리라도 놔야 한다. 수출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출구다.
경기도의 수출 지원책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중동 수출 증진을 위해 오는 4월 ‘중동 통상촉진단’을 파견한다. 이스라엘과 카타르 등에서 기업 진출을 돕게 된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 이란은 빠져 있다. 또 하나의 수출 지원 정책인 G 페어도 마찬가지다. 중국(상하이ㆍ광저우), 베트남, 말레이시아, 일본, 인도 등 6곳에서 G 페어를 개최한다. 지난해 3곳보다 두배나 늘린 의욕적 행보다. 하지만 여기서도 이란은 빠져 있다.
물론, 광역 자치단체가 펼치는 이란 공략에는 한계가 있다. G페어 개최의 기본이 되는 현지 지원 사무소도 없다. 무주공산을 점령하는 작업은 언제나 위험이 따른다. 시행착오로 인적ㆍ물적 낭비의 고난을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곧 무주공산에의 도전이 갖는 매력이고 가치일 수 있다. “중요성을 알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경기도 국제통상과의 고민이 현장 행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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