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보에는 없는 거장들의 사랑이야기
‘음악가의 연애’로 짚어보는 작품세계
여자의 아버지는 극심한 반대를 하고 연인은 아버지와 법정 소송까지 벌인 끝에 결혼을 한다. 남자는 음악가로 대성하지만 정신병에 시달린다. 남자의 제자인 또 다른 음악가는 스승의아내를 연모하게 된다.
스승이 먼저 세상을 떠나고 제자는 스승의 아내에게 자신의 사랑을 고백하지만 거절당한다. 하지만 제자는 평생을 순애보로 그녀를 위한 헌신의 삶을 산다. 훗날 그녀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이듬해 마치 그녀를 따르듯이 제자 또한 세상을 떠난다.”
클래식 음악계에서 유명한 ‘슈만과 클라라, 클라라와 브람스’의 러브 스토리다. 슈만은 클라라에게 피아노 소품 열세 곡으로 구성된 모음곡 <어린이의 정경>을 선물했다.
특히 결혼한 1840년에 평생 작곡한 가곡의 절반 이상인 130여 곡을 작곡하는 등 자신의 충만한 사랑을 토대로 놀라운 음악적 성취를 이뤘다. 브람스 역시 클라라를 위로하기 위해 <피아노 3중주 제1번B장조>와 <슈만을 위한 변주곡>을 작곡했다. 낭만주의 시대 두 거장의 음악적 역량이 성장한 것은 바로 사랑이었다.
이 같은 연애사를 중심으로 각 음악가의 작품세계와 성과를 짚어보는 대중적인 교양서 <음악가의 연애>(바이북스 刊)에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친구의 아내를 사랑한 록 뮤지션 에릭 클랩톤이나 유명한 여성 편력자로 광기에 시달리며 여자에게 폭력까지 휘둘렀던 재즈 음악가 마일스 데이비스 등이 그 예다. 비록 그들의 사랑은 얼룩지고 비뚤어졌지만, 그것에서 비롯된 음악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이 사랑해 마지않는 작품으로 남았다.
저자들은 악보에는 없는 음악가들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랑 이야기가 어떻게 작품에 반영됐는지 편안하게 들려준다. 참여 저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악평론가 임진모,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주인공의 모델로 화제를 모은 지휘자 서희태, 재즈 컬럼니스트 황덕호, 대중음악 자료 수집가 최규성, 많은 클래식 다큐를 제작한 MBC PD 이채훈 등이다. 값 1만3천500원
류설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