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시즌 이후 부진… 14년부터 회복세
‘에이스 예우’ 해준 구단 기대에 부응해야
2005년 여름 안산시 고잔동의 한 떡방앗간에는 스포츠 에이전트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드나들었다. 안산공고 2학년 좌완 김광현네 방앗간이었다. 그해 9월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끝나자 김광현을 찾는 발길은 더욱 잦아졌다. 김광현은 이 대회에서 고교 2학년으로는 유일하게 대표 선수로 출전했다. 한국이 거둔 2승을 혼자 책임지며 사실상 에이스 노릇을 했다.
그로부터 3년 뒤 김광현은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2008년 27경기에 출전해 16승4패 평균자책점 2.39를 기록,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탄탄대로가 이어졌다. 2009년 부상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김광현은 2010년 17승7패 평균자책점 2.37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는 그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영원할 것만 같았던 전성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2010년 한국시리즈가 끝나고 김광현은 안면 마비와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이후 과거 에이스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2011~2012시즌 33경기에서 그가 쌓은 승수는 겨우 12승이었다. 2013년 3년 만에 10승 고지를 밟았지만, 예전의 김광현이 아니었다.
김광현은 2014년 13승9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하며 부활의 서막을 알렸다. 시즌 종료 후 추진했던 메이저리그 진출은 좌절됐지만, 김광현은 오히려 이 아픔을 발판 삼아 더욱 단단해졌다. 그는 2015년 30경기에서 14승6패 평균자책점 3.72의 성적으로 팀 내 연봉 고과 1위를 기록했다.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SK에 이만한 투수는 없었다.
김광현은 SK와 비(非) FA 최고액인 8억5천만원에 재계약했다. SK는 에이스에 대한 예우라고 했다. 이제 김광현이 응답할 차례다. 김광현은 현재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플로리다에서 두 번째 전성기를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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