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約, 혹시나 믿었는데… 역시나 “일단 붙고보자” 空約

매니페스토실천본부 19대 국회의원 공약이행 분석
뉴스테이가 재개발?… 공약 이행 자평 알고보면 상당수 아전인수
필요예산 분석조차 못하는 묻지마 공약 수두룩… 유권자 ‘눈속임’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너무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2일 인천지역 19대 국회의원 공약이행 자체평가표를 살펴보면 공약 이행 ‘완료’ 근거가 빈약하거나 중복된 경우가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다. 인천시나 기초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도 ‘공약사업’으로 포장하는 예도 빈번하다.

■ 의원들 “공약 완료”… 근거 없는 자신감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공약이행이 완료됐다’고 제시한 자체평가표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는 게 아니라 갸우뚱거리게 된다.

 

한 의원은 ‘재정착률을 높이는 재개발, 주민부담이 적고 이익이 되는 재개발, 주민이 참여하는 재개발’ 공약을 ‘완료’라고 표시하고는 이행근거로 뉴스테이 2만 호 확대를 내놨다.

뉴스테이는 임대료 부담을 낮추는 방식의 민간 임대주택 사업이라 재개발과는 거리가 있다. 또 ‘수인선 복선전철을 인천공항까지 연장하고 KTX 광역명까지 연결하는 제2공항철도 건설계획 수립’ 공약도 ‘완료’ 표기가 돼 있지만, 이행근거는 KTX 송도역 연장 국비 일부 확보 등이 전부다. 

수인선 인천공항 연장 및 광명역 연결과 KTX 송도역 연장은 엄연히 다른 사업이다. 문학산 군부대 이전도 완료로 돼 있으나 문학산은 정상부분을 개방했을 뿐 군부대를 개방하거나 이전한 것은 아니다.

지역 도서관 확충 공약 4개를 모두 ‘완료’라고 제시했으나 실제 신설된 도서관은 딱 1곳뿐이다. LPG 가격을 안정화하겠다는 공약은 ‘최근 4년간 LPG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았다’며 자신 있게 ‘완료’라고 명기했다.

 

새누리당 소속 한 의원은 교육국제화특구 등을 공적으로 내세웠으나 교육국제화특구는 지정만 돼 있을 뿐 국비 교부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되레 국비 확보가 부실하다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모 의원은 원래 국비 지원예산 계획에 반영돼 있던 인천도시철도 2호선 사업비도 자신의 공적으로 둔갑시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인천도시철도 2호선 KTX 광명역 연결 공약에 대해 기본실시설계비와 착공비로 국비 35억 원을 확보했다고 자랑했으나 인천시 확인결과 해당 사업은 아직 확정된 바 없고, 예산도 반영된 바 없다.

 

■ 무리한 공약 남발 여전

임기 내 자신의 공약을 실천하는데 얼마나 예산이 필요한지에 대한 분석조차 하지 못한 공약도 수두룩했다. 당연히 관련 법안 발의는 물론 예산 확보도 이뤄내지 못했다.

 

한 의원은 인천지하철 1호선을 수인선까지 연장하는 공약을 냈지만, 손도 못 대고 결국 스스로 보류시켰다. 지자체 단위에서 쉽게 하기 어려운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어야 할 공약이지만, 이를 위해 어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한지 파악하지도 못했다. 이 의원은 지역 내 박물관과 소극장 등 각종 문화 관련 건립사업도 다수 공약에 담았지만, 공약을 이행하려 했다는 근거를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측에 전혀 제출하지 못했다.

 

또 다른 한 의원은 지역 내 산 두 곳을 연계하는 생태 숲길 공약을 냈지만, 인근 군 시설 때문에 별다른 노력도 해보지 못한 채 4년 임기를 끝내게 됐다. 한 의원은 무리한 고속화도로 건설 공약을 제시했지만, 필요 예산이 어느 정도 인지도 파악하지 못했고, 지역 상황과 맞지 않게 의료관광이나 외국어 특화거리 조성 등의 공약을 냈다가 스스로 무더기 보류시키기도 했다.

 

이 밖에 한 의원은 지역 내 도로 연결로 등 100억 원 규모의 개설 사업을 공약으로 냈지만, 인천시가 재정여건이 좋지 않아 ‘불가’ 통보를 하자 스스로 공약을 폐기하기도 했다.

이민우·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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