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항운노조 무분규·무파업 선언 기대 크다

인천항운노조(위원장·이해우)의 ‘무분규·무파업 평화선언’이 감동적이다. 노동운동에 큰 영향력을 끼쳐온 인천항운노조는 최근 ‘인천항 노사정 항만산업 평화선언식’에서 올해 무분규·무파업 원칙에 따라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약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인천항 산업평화 정착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평화선언식엔 인천항운노조·인천항만물류협회·인천지방해양수산청·중부고용노동청·인천항만공사 등 인천항 노사정 5개 기관과 단체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인천항이 동북아 물류 중심 항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천명했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가장 절실한 과제 중 하나는 노사관계를 상생·협력위주로 정착시키는 일이다. 그렇지 않고는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안정을 도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무한 경쟁시대의 경쟁력 강화와 경제선진화도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천항운노조가 항만산업 평화정착 노사정 공동 합의문을 체결한 건 크게 환영할 일이다.

특히 노사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무분규·무파업 합의서 체결이 모든 기업과 노동계에 노사협력을 위한 노동운동과 노사관계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노조는 평화선언식에서 인천항은 최근 물동량의 타항 전이와 인천내항 1·8부두 항만 재개발 사업 등으로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며, 침체된 인천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관계기관이 함께 협력하자고 했다.

이는 무한경쟁·저성장·고실업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선 대립적 투쟁적 노동운동이 더는 맞지 않는다는 걸 자각한 데서 기인한다. 노조가 소모적이고 투쟁적인 노동운동보다는 오히려 사측과 협력, 경영실적을 올려 근로자 복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실용적 노선을 택한 것으로 본다. 변화된 새로운 사회 경제 여건에서의 이 같은 노조운동 변화는 지극히 당연한 거다.

인천항 노사정은 평화선언문을 통해 인천항이 지역경제에 33%의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인천 항만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또 최상의 항만 하역 서비스 제공을 통해 항만 이용자들의 시간·비용을 절감하고, 항만 종사자의 고용 보장을 위해 정부인가 항만 하역요금을 준수키로 했다. 또 물동량 증대와 활성화 모색, 그리고 생산성 극대화 및 항만 안전 강화와 항만 종사자 복리증진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 문제는 실천이다. 아무쪼록 노사가 신뢰를 바탕으로 합의내용을 성실히 이행, 본보기가 됨으로써 인천지역 모든 산업계에 노사안정 분위기가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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