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 발사] 경기북부·인천 접경지역 주민들 “동요없이 차분… 큰 걱정없이 명절준비”

주민들 “北도발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 조치해야”… 미·일·중, 로켓발사 강력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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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오전 북한이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이 섬 안 대피소를 긴급 개방해 주민 대피태세를 갖추고 있다. 연합뉴스
설 연휴인 7일 오전 9시30분께 북한이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했으나, 경기북부와 인천 등 접경지역 안보관광지는 파주 도라산 전망대를 제외하고 모두 정상 운영됐고,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에도 이동 자제 권고 등 비상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특히 주민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 설 명절을 보내면서도 북한 도발에 따른 정부의 단호한 대응을 주문했다.

 

이완배 파주 통일촌 이장은 “(주민들의 생활이) 평상시와 별반 차이가 없다”며 “북한의 이런 군사도발에 이제는 주민들이 어느 정도 익숙해져 동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군부대에서 이렇다 할 통제도 없다”며 “주민들은 설 명절 준비와 함께 오는 19일 인근 마을과 공동으로 여는 척사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이장은 “지난달 북한의 핵실험으로 중단됐던 안보관광지가 지난주 부분 재개됐는데, 또다시 통제되면 관광객이 줄어들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비무장지대(DMZ) 내 유일한 민간인 거주지인 파주시 대성동마을 한 주민은 “주민들 모두가 설 제사음식을 준비하는 등 명절 준비에 분주하다”고 말했다.

 

고양시민 J씨(54)는 “북한의 이런 도발이 있을 때마다 정부는 대북성명만 발표로만 그치고 말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주변국과 협력해 강력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서해 5도와 강화지역도 긴장 속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국방부와 인천시는 7일 오전 9시 30분께 북한이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오전 9시33분께 미사일 궤도상 지역인 옹진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시는 백령도와 대청도 등 대피소를 개방하고 주민들에게 대피소로 대피하도록 알렸다.

 

그러나 오전 9시36분께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페어링(덮개)이 분리되고 우리 군 레이더망에서 사라진 것이 확인되자 공습경보 10분 만인 오전 9시42분 실제공습경보가 해제됐다. 백령도 주민 A씨(52)는 “공습경보를 듣고 대피소로 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곧바로 경보 해제 방송이 나와 대피소로 피신하지는 않았다”며 “하필이면 설 연휴 첫날 (북한이) 미사일을 쏘다니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문제 없을 것 같아서 다시 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업 통제도 없었으며, 인천과 섬 지역을 오가는 연안여객 11개 항로도 모두 정상 운항했다. 항공은 인천~필리핀 노선 1개 항로만 우회 비행했으며, 제주~중국항로 1개 노선은 임시폐쇄, 중국발 항로 39편은 우회했다.

 

제3땅굴, 도라산역, 통일촌 등을 잇는 ‘DMZ 안보관광지’도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제3땅굴 관광지를 관리하는 파주시 관계자는 “이날 오전에만 251명의 외국인 관광객 등 334명이 제3땅굴을 보고 갔다”며 “문의 전화나 예약 취소 등도 없고, 군부대 통제도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핵실험으로 중단된 안보관광지가 지난 1일 도라산 전망대를 제외하고 재개됐다”며 “생업과 연관된 주민들이 요구해 관광이 재개됐는데, 이런 일이 발생해 또다시 중단되면 주민들 생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지역에도 이동 자제 권고 등 비상조치는 내려지지 않았다. 연천지역도 큰 동요 없이 설 분위기 속에 이후 사태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모습이었다. 설을 맞아 고향을 찾은 연천지역 주민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별다른 동요 없이 평소와 다름 없이 생활을 이어 갔다. 주민 L씨는 “갑작스런 소식에 다소 놀라긴 했지만, 현재까지 실질적으로 주민들에게 와 닿은 피해가 없어 평소대로 생활하고 있다”며 “설 분위기를 망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정부 차원에 적극적인 대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포시 월곶면 용강리에 거주하는 윤상준씨(64)도 “언론보도를 통해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던 터라 주민들은 평소처럼 차분하게 설 명절 음식을 준비하고 귀성객을 맞이할 뿐 별다른 동요는 없다”고 전했다. 하성면 가금리 신중근씨(59)는 “뉴스에 나온 대로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남북관계를 더욱 긴장시키고 있다”며 “이번에는 우리 정부뿐 아니라 주변 나라들과 함께 북한의 도발을 응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정부는 물론, 미국과 일본, 중국도 북한의 로켓 발사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 유엔 안보리에 긴급회의 개최를 요청했고 이에 따라 안보리는 8일 새벽 1시(한국시간)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또 미 백악관도 6일(현지시각)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일본 독자 대북 제재를 신속하게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화춘잉(華春瑩) 대변인 명의 발표문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 반대를 무시하고 탄도 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를 강행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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