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몰려 추첨경쟁 치열 가산점 받으려 자격증 학원 등록
“보내달라” 병무청 홈피엔 성토 글
2월 말에 입대하려던 K씨는 다음해 11월 전역해 일하며 등록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육군 현역병 추첨에 탈락하면서 학업계획이 틀어졌다. K씨는 “지난해 입대 신청에 떨어져 1년간 집에서 눈칫밥을 먹었는데 또 떨어졌다”며 “군에 가지도 못해 이제는 화가 날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사일정 등의 이유로 상반기에 입대하려는 청년이 많아지면서 ‘입대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입대전형에 가산점을 받고자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신풍속마저 생겨나는 등 청년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23일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현역병 입영일자 본인선택제’로 4만1천59명을 모집해 9만8천961명이 지원, 2.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올해는 병무청이 모집대상 인원을 8만여명으로 늘려 경쟁률을 1.1대 1까지 떨어뜨렸다. 하지만 월별 경쟁률을 고려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지난달 2.5대 1에서 2월에는 5.1대 1로 급상승했고, 3월에도 4.4대 1로 상당히 높다.
입대 대란이 벌어지는 이유는 군 병력의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기 때문. 국방부는 사병 축소 정책으로 지난 2012년부터 사병 2만4천명을 감축했다. 반면 청년들은 학사일정 등을 이유로 상반기에 입대하려 하면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병무청 홈페이지에는 ‘최전방이든 특공대든 좋으니 보내만 달라’ 등의 성토 글로 가득했다. 더욱이 일부는 가산점을 받고자 자격증까지 준비하는 실정이다. 대학생 B씨(22)는 “원하는 시기에 군에 가려면 입대전형에서 가산점을 받는 것이 유리해 컴퓨터 자격증을 따려고 학원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올해와 내년에 걸쳐 추가로 사병 수를 2만명 가량 늘리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 청년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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