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인터뷰] 유기철 한국주택금융공사 경기남부지사장

내집 살면서 노후자금 주택연금...저신용자 전세자금 언제나 활짝

노후가 불안한 시대다. 예ㆍ적금 금리는 8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도 얼어붙어 집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해도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같은 때에 내 집을 통해 안정적인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대안을 제시하는 곳이 있다.

 

바로 한국주택금융공사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주택금융 공급을 위해 지난 2004년 설립된 공기업이다. 요즘은 주택연금이 노후 대책 수단으로 크게 주목받으면서 일이 더 많아졌다.

 

지난 2일 수원 한국주택금융공사 경기남부지사에서 만난 유기철 지사장(56)은 “내 집에 살며 빚 부담 없이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방안은 주택연금”이라며 “주택연금뿐 아니라 신용도가 낮아 전세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국민 등 주택과 관련해 은행권 문을 두드리기 어려운 사람들은 주저 없이 주택금융공사를 찾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Q 주택연금 열풍으로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A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주택금융의 장기적, 안정적 공급을 통한 국민의 복지증진과 국민경제발전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이름 그대로 주택에 관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무주택자가 내 집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 방식의 주택담보대출인 보금자리론을 공급하고 있으며 주거안정과 주택금융 활성화를 위해 개인의 전세자금과 사업자의 주택건설자금 대출에 대한 신용보증을 지원하고 있다. 또 요즘 크게 인기몰이 중인 주택연금도 공급 중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전국 20개 영업지사가 있고 경기남부지사는 수원, 화성, 용인, 오산, 안성, 평택 등 6개 시를 담당한다.

 

Q 지난해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궁금하다.

A 공사 전체로는 보금자리론 14조7천억원, 전세자금보증 18조6천억원, 중도금 대출보증 15조3천억원, 주택건설자금보증 2조원, 주택연금 6천5백건 신규약정 등의 실적을 기록했고 경기남부지사는 보금자리론 1조6천억원 공급, 주택연금 560건을 신규약정해 사업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양적인 성장과 별개로 질적인 측면에서도 지난해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규모가 급증했다. 이 탓에 금리변동 등에 대응하기 위한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필요했고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을 특징으로 하는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이 가계대출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흡수했다. 또 32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을 공급해 은행권의 단기변동금리 대출을 장기고정금리의 분할상환 대출로 전환,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에 기여했다.

 

Q 지난달부터 주택담보대출 가이드라인으로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가 어려워졌다. 주택금융공사에서 주택매입, 전세 등에 대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A 맞다. 주택구매 관련 상품으로는 보금자리론이 있다. 만기 10년, 15년, 20년, 30년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만기까지 금리가 고정되면서도 은행권 변동금리대출보다 금리가 낮아 경쟁력을 갖췄다. 주택을 새로 사거나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전환하는 경우에 신청할 수 있고 대출한도는 집값의 70%까지다. 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인터넷으로 신청하며 우리 공사에서 심사하고 승인이 나면 은행, 보험사 등 고객이 원하는 금융기관에서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

 

신용도가 낮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을 위한 전세자금 특례보증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이 제도는 신용회복기관의 채무조정을 통해 24회차 이상 성실하게 변제금을 상환한 분들을 위한 신용회복지원자 전세자금보증,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세자금보증, 제2금융권에서 받은 고금리 전세자금대출을 일반 은행대출로 전환해 주는 징검다리 전세자금보증 등이 있다.

 

Q 노후 자금 마련이 어려운 은퇴층에서 주택연금이 인기다. 주택연금 어떤 상품인가.

A 주택연금은 노령층이 소유주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평생 또는 일정 기간동안 매월 연금방식으로 대출을 받는 공적 역모기지 상품이다. 9억원 이하의 주택을 소유한 60세 이상 되신 분이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은 주택소유자가 60세 이상이어야 했으나 최근 법이 개정돼 부부 중 어느 한 분이라도 60세 이상이면 연금 신청이 가능하게 됐다. 지난 2007년 상품이 출시돼 매년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해 왔고 지난달 중순 3만 가구를 돌파했다.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우리나라는 노령층 재산 대부분이 주택 등 실물자산에 쏠려 있다. 이로 인해 노후생활비 부족에 따른 각종 소비활동 침체가 발생하고 정부의 노인복지예산도 증가하고 있다. 주택연금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믿을 수 있는 대안이다.

 

Q 주택연금이 다른 연금상품보다 나은 점은 무엇인가.

A 주택연금은 평생 자기 집에서 살면서 매달 정해진 금액을 받을 수 있는 큰 강점이 있다. 노후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고민하는 은퇴자 입장에서는 주거와 생활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또 가입자가 먼저 사망하더라도 남은 배우자가 사망할 때까지 연금이 지급되는 부부형이라는 점이 다른 연금에 비해 유리하다.

 

주택연금은 가입자에게 추가청구를 하지 않아 이용자 혜택도 크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후 집값이 크게 떨어지거나 혹은 너무 오래 살아서 집값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받았다 해도 부족한 금액을 자녀들에게 청구하지 않는다. 반대로 집값이 올랐거나 안타깝게 일찍 사망해 집값보다 적은 금액을 받았다면 남는 금액은 자녀들에게 돌려준다. 이익은 가져가고 손실은 책임지지 않아도 돼 오래 살수록 이익이고 집값이 내려가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연금지급을 국가가 보장하기 때문에 지급중단 위험이 없다.

 

Q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주택연금의 담보로 잡힌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주택금융공사의 부실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비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A 주택연금은 보험과 유사하게 보증료 총액과 손실 총액이 같도록 하는 수지상등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매년 기대수명, 주택가격 상승률, 금리 등을 자세히 검토하여 신규 주택연금 지급액을 재산정하는 등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상품인 주택연금은 주택가격의 폭락과 함께 예측치보다 오래 생존한 가입자가 대거 일시에 사망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부실률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이 작다.

 

Q 앞으로 주택가격 어떻게 변동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A 지난해만큼 활성화되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전문연구기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다만, 전ㆍ월세 간 급격한 전환으로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고 월세 부담도 크게 느는 가운데 금리 인상 요인도 당분간 없을 듯한 상황을 감안하면 주택을 구입하고자 하는 대기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보여 큰 폭의 주택 가격 하락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Q 정부가 올해 초 내 집 연금 3종 세트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어떤 혜택이 있는지 궁금하다.

A 현재 상품개발 중이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중에 시행될 예정이다. 상품의 주요 내용은 3가지로 나뉜다. 첫째,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있는 사람이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연금 일부를 일시인출해 기존 대출을 갚고 나머지 돈을 연금방식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둘째, 주택연금 가입대상이 아닌 40~50대가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면서 나중에 주택연금을 가입하겠다고 약정하면 보금자리론 금리를 인하해 준다. 셋째, 소득이나 자산이 일정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저소득층도 연금 월 지급금을 지금보다 더 받을 수 있다.

 

Q 한국주택금융공사 경기남부지사의 올해 목표와 지사장으로써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A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투명한 전망과 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연초부터 매매시장이나 분양시장이 매우 위축된 만큼 보금자리론 등에 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지만 서민에 대한 주택금융공사의 상품들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수요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친절하고 정확한 업무처리로 대국민 서비스 제공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금년의 경우 주택연금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정책의지가 강하다. 이런 정부정책에 부응하고자 새로 출시될 예정인 주택연금 3종 세트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수요를 창출하겠다. 또 특례 전세자금보증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제도 홍보를 통해 관내 금융소외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이정현기자

사진=전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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