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노대 등 성벽 금가고 부서지고 매너없는 관광객들 훼손 가중시켜
해빙기 때마다 성곽 보수 악순환
더욱이 일부 관광객들의 몰상식한 행동으로 수원화성의 훼손이 가중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수원화성사업소 등에 따르면 지난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수원화성(성벽 둘레 5.74㎞)은 올해 축성 220주년을 맞았다. 이에 시는 ‘수원화성방문의 해’로 지정해 관광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수원화성은 봄철 해빙기 기간이 찾아오면서 일부 성벽이 균열과 파손, 안에 있던 흙이 외부로 드러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께 창룡문과 동북공심돈 중간에 동북향으로 자리 잡고 있는 동북노대 인근은 파손된 벽돌이 눈에 띄었다. 또 성벽 사이마다 활을 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부채꼴 모양의 타장은 금이 쩍쩍 간 채 방치돼 있었다. 심지어 성벽과 바닥 사이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틈이 생겨 미관마저 해치고 있었다.
이 곳에서 100여m 떨어진 동일포루와 동일치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성벽 상부가 10여m가량 금이 가 있는데다 벽돌이 부서져 흙이 바깥으로 노출, 그대로 바람에 날렸다.
이와 함께 일부 관광객의 상식 이하 행동이 수원화성의 훼손을 가중시키고 있었다. 오전 11시40분께 남수문 인근에서 한 남성이 가까운 곳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근총안을 밟는 모습이 보였다. 또 이미 파손된 타장을 발로 밟아 더 훼손시키는 등의 행태도 눈에 띄었다.
이에 시민 O씨(52·여)는 “수원화성을 따라 산책을 자주하는데, 일부 몰상식한 관광객들로 화성이 엉망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시는 해마다 해빙기 때마다 예산을 세워 수원화성을 보수하고 있지만, 매년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상태다.
수원화성사업소 관계자는 “올해 해빙기를 맞아 총 예산 4억원을 세워 3월 중순께 보수에 나설 예정이다”면서 “문화재 특성상 즉시 복구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빙기에도 균열 등이 발생할 수 있지만, 문화재가 오래돼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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