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 전도사 ‘친박’ vs 대통령실장 출신 ‘친이’
지난 2011년 4·27 재보궐 선거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를 누르고 손학규 민주당 전 대표가 ‘분당대첩’의 기적을 이룬 적도 있지만 여전히 새누리당 강세지역이라는 데에는 이론이 없다.
분당을은 현재 성남지역 다른 3개 선거구에 비하면 후보군도 적고, 당내 경선도 조용하게 진행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새누리당 공천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친박(친 박근혜) 전하진(57·현 의원) 예비후보와 친이(친 이명박) 임태희(59·전 의원) 예비후보가 공천티켓을 놓고 격돌하고 있다.
현역 의원 프리미엄을 살려 재선 도전에 나선 전 의원에게 고용노동부 장관, 전 이명박 대통령실장 등의 경력을 내세운 임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던진 모양새로, 박빙의 경선전이 펼쳐지는 중이다.
친박-친이계의 대리전 양상으로, 친박계인 전 의원의 스타 벤처 CEO 이미지가 다시 한 번 위력을 발휘할지, 친이계의 대표주자 임 후보의 관록이 승리를 거둘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 대한민국 벤처신화 주인공, 재선 도전장
전하진 의원은 국내 벤처1세대로 (주)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학위 취득 후, 미국 스탠포드대 정보통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당시 벤처정책 및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영입한 인재로, 전략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현 정부 들어 판교창조경제밸리 조성 및 에너지혁신정책에 깊이 기여하는 등 ‘창조경제 전도사’로 불리고 있다. 친박계이면서 김무성 대표와도 가깝다.
전 의원은 출마의 변을 통해 “지난 4년간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으로 공동화된 분당의 지역경제 활성화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의정활동을 펼쳤다”며 “대한민국의 1기 신도시로서 ‘명품 분당’이 명실상부한 창조경제 핵심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 큰 분당을 만들기 위해 제 모든 역량을 다 바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 의원은 분당의 ‘제2의 전성기’ 도약을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구미동 법무부지에 분당법조단지 유치 △미래마을 모델 ‘썬빌리지(Sun-Village)’의 연구단지인 썬파크 조성 △분당 수내정보도서관 신축 △구미파출소 지구대 격상과 금곡지구대 증축 △분당구 제2보건소 건립 △궁내동~정자동을 잇는 지하차도 확장 △맞춤형 대중교통 시스템 ‘e버스’ 도입 등의 정책 공약을 제시했다.
■ MB맨 임태희 재기하나?… 4선 도전장
임태희 전 의원은 서울 경동고를 나와 서울대 경영학과와 대학원 석사를 마쳤다. 분당을에서 16대부터 18대까지 3선을 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에 이어 이명박정부 시절 대통령실장(현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으면서 2010년 의원직을 사퇴했다. 정권이 바뀐 뒤 2014년 7·30 재보선 때 평택을 지역에 나서려 했으나 당의 요구로 수원 영통에 출마했다 낙선했다.
정치적 기반인 분당을에서 복귀를 노리고 있는 그는 지역 민심을 결집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분당을 지역구는 전하진 의원이 수성하고 있지만 인지도 면에서 임 전 의원의 경쟁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71%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바 있다.
그는 출마의 변을 통해 “생활정치를 소명으로 새로운 출발을 하고자 한다”며 “실천 불가능한 공약보다는 지역주민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주거, 교육,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분당 지역은 1기 신도시로서 곧 재건축 연한이 도래한다”면서 “준비되지 않은 재건축 설계보다는 지역 현실에 맞게 미리미리 재건축을 준비해야 돼 핵가족화, 노령화에 따른 문제점 해결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성남=문민석강현숙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