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충격의 2연패… ‘알파고’ 날카로운 포석, 인간을 흔들었다

이세돌 9단, 알파고에 211수 끝에 불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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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제2국을 패한 뒤 대국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인간 최고의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AI)’에 또 한번 고개를 숙였다.

 

이세돌 9단은 1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에 211수 끝에 백 불계패했다. 전날 알파고의 냉철함에 허를 찔린 이세돌 9단은 2국에서 전에 없던 신중함으로 무장해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끝내 알파고의 엄청난 계산력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날 돌을 바꿔 흑으로 시작한 알파고는 초반부터 인간의 상식을 벗어나는 변칙수를 두며 이세돌 9단을 압박했다. 알파고는 초반 3수째 실리를 추구하는 소목을 짚었고, 13수째에는 우하귀에서 정석을 늘어놓다 갑자기 손을 빼고 상변에 ‘중국식 포석’을 펼쳤다. 제5국의 심판을 맡은 이다혜 4단은 “프로기사들이 ‘이렇게 두면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대표적인 개념들이 있다”며 “그런데 알파고가 인간의 그런 개념을 완전히 깨는 수들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세돌 9단도 당황한 듯 초반에 5분 가까이 장고를 하다 좌변을 갈라쳤다.

 

알파고는 37수로 우변 백돌에 입구 자로 어깨를 짚었는데 프로 바둑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수다. 의외의 수를 당한 이세돌 9단이 10분 가까이 장고하다 중앙으로 밀어 올리자 알파고는 한 수만 받은 뒤 이번에는 좌하귀로 방향을 틀었다. 좌하귀에서는 알파고가 먼저 전투를 걸었지만, 이세돌이 하변을 타개하면서 좌변에도 집을 만들어 미세하게나마 앞선 채 중반으로 돌입했다.

 

특히 이세돌은 중반 치열한 힘겨루기를 하다 하변에서 집을 확보해 다소 앞섰다. 그러나 알파고가 중앙 백 대마를 공격하자 갑자기 흔들리고 말았다. 알파고의 날카로운 맥점에 위기를 느낀 이세돌은 대마를 전부 살릴 가능성이 없자 좌상중앙의 다섯 점을 떼주고 우상귀 흑집을 도려냈다. 하지만 이 바꿔치기가 실패하면서 반상의 형세는 갑자기 알파고쪽으로 기울었다. 이후 이세돌은 초읽기에 몰리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인공지능’은 좀처럼 허점을 드러내지 않은채 항복을 받아냈다.

 

이번 패배로 이세돌 9단은 남은 세 판을 모두 이겨야 이번 대국의 승자가 된다. 제3국은 12일 오후 1시에 열린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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