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죽이고 뻔뻔한 거짓말… ‘잔인한 부모’

‘평택 실종아동’ 7살 원영이, 결국 싸늘한 주검으로

▲ 계모의 학대로 숨진 후 야산에 암매장 당했다 발견된 신원영(7) 군의 장례가 13일 오후 평택시 청북면 평택시립추모관에서 치러진 가운데 신 군의 친모(오른쪽)가 유골을 안고 안치단으로 향하고 있다. 김시범기자
친부와 계모의 파렴치한 거짓말이 들통나면서 온 국민이 경악하고 있다.

아들인 신원영군(7)을 학대해 숨지자 시신을 암매장한 것도 모자라 범행을 숨기고자 문자와 대화내용을 조작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원영군이 숨진 뒤 초등학교 책가방도 구입했다.

 

더욱이 학대 당한 뒤 숨진 일곱살 원영군의 시신에서는 아무런 음식도 발견되지 않았다. 숨지기 전 3일 이상 굶주렸다는 뜻이다.

 

13일 평택경찰서에 따르면 친부인 S씨(38)와 계모 K씨(38·여)는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처벌을 피하고자 갖은 범행 은폐시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결과 K씨는 지난달 2일 원영군이 사망하자 여전히 살아있는 것처럼 꾸미려고 S씨와 거짓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S씨도 아들이 숨진 다음날 K씨에게 “원영이 잘 있지?”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K씨는 “밥 잘 먹고 양치질도 했다”고 답했다. S씨는 지난 4일 회사에 “아들을 찾으러 간다”며 휴가까지 냈고, 원영군을 찾으러 다니는 것처럼 K씨와 문자 메시지로 대화를 나눴다.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한 것처럼 보이려고 초등학생용 책가방과 신주머니도 구입했다. 특히 아들을 강원도 지인에게 보냈다는 K씨의 거짓말을 뒷받침하고자 일부러 자신의 차량 안에서 K씨와 “원영이 잘 있겠지? 오줌 안 싸는지 모르겠다. 이사가면 데리고 잘 살자”는 대화를 나눠 차량블랙박스에 대화 내용이 녹음되도록 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S씨의 카드 사용 내역을 분석하던 경찰은 지난달 14일 이들 부부가 청북면의 한 슈퍼에서 신용카드로 막걸리와 육포, 초콜릿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곳이 S씨 아버지의 묘소인 것을 확인한 경찰은 이들이 이틀 전인 12일 집 앞에서 불상의 물체를 차량에 적재한 사실을 밝혀내고 집중 추궁해 범행 사실을 자백받았다.

당시 S씨는 ‘(아버지 묘소에)아이를 데려가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나, K씨는 ‘아이를 데려갔다’고 엇갈린 진술을 해 꼬리가 잡혔다. K씨는 2월20일 인터넷으로 ‘살인 몇 년형’ 등 범죄를 암시하는 검색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K씨는 지난해 11월 아이가 용변을 가리지 못한다며 온몸에 락스를 퍼붓고 찬물을 끼얹고 나서도 그대로 방치,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 특히 원영군이 넘어지면서 변기에 부딪혀 이마가 찢어졌지만, K씨는 아이를 병원에도 데려가지 않고 별다른 치료없이 머리에 붕대만 감아뒀다. 또 소변을 변기 바깥쪽으로 약간 흘렸다며 락스를 온몸에 퍼붓기도 했다. 

또 영하 12도를 넘나드는 강추위에 찬물을 뿌렸고 밥도 주지 않았다. 그렇게 아이가 숨지자 시신을 이불에 둘둘 말아 세탁실에 방치하다 2월12일 평택시 청북면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S씨 아버지의 묘지에서 5m가량 떨어진 곳에서 암매장된 원영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시신은 옷을 입은 채 50㎝가량 암매장돼 있었다. 원영군의 장례는 이날 오전 친모 등 유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택장례문화원에서 치러졌다.

 

한편 평택시는 이날 이 사건 긴급 대책회의를 개최, 원영군의 장례비 일체 지원은 물론 누나(10)에 대한 종합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구체적인 지원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지정, 안정된 주거대책 및 생활비 지원, 양육보조금과 학습비, 심리치료비를 지원 등이다. 

평택=김덕현·최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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