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0, 유권자는 안중에 없다

여야, 비전제시 보다는 계파갈등 밥그릇 싸움만
신설구 많은 道, 후보조차 몰라 깜깜이 선거 우려

20대 총선이 3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의 후보 공천 작업은 계속되고 있지만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인물은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여야 모두 비전 제시 보다는 계파 갈등에 시달리거나 정치적 이해득실에만 골몰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밥그릇 싸움’으로 국민들의 정치 혐오감을 더해주고 있고 선거구획정이 늦게 이뤄져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하는 후보가 누군지 제대로 모르는 상태가 이어지는 등 ‘깜깜이 선거’가 우려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집권 여당으로 안정된 국정운영을 위한 정책과 비전 제시보다는 ‘진박’(진짜 박근혜) 물갈이 논란에 이어 친박(친 박근혜)·비박(비 박근혜)계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아슬아슬한 형국을 이어가고 있다.

‘공천 살생부’, ‘사전 여론조사 유출’, ‘윤상현 의원(재선·인천 남을)막말’ 파문에 이어 급기야 김무성 대표 지역 경선발표 문제를 놓고 공천관리위원회 파행사태도 빚어지는 등 진흙탕싸움이 이어졌다. 파행했던 공관위는 하루 만에 봉합됐지만 불안한 상태는 여전하다.

당초 ‘일여다야’ 구도로 인해 기대했던 ‘180석 확보’ 목소리는 수면 밑으로 들어간 지 오래다. 현역 물갈이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자칫 현재 의석인 157석 보다 적은 것은 물론 과반 확보도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맞춤형 사회안전망 구축 공약, 노인복지청 신설 등 어르신 공약 발표 등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지만 시선을 끌지 못하고 있다.

 

야당 또한 수권 정당, 대안 정당으로의 확신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 간 연대·통합 논쟁은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며 야권 분열상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공천작업이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은 야당도 마찬가지다. 

인물영입에 이은 전략공천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목할만 참신한 인물은 거의 보이지 않고 오랫동안 험지를 지켜오거나 선거를 준비해 온 지역위원장 혹은 예비후보들의 반발만 사고 있다. 

상향식 국민공천제를 명분으로 내건 새누리당이 이날 현재 경기도내 경선지역으로 29곳(5곳 후보 결정)을 결정했지만 더민주는 도내 경선지역이 절반도 되지 않는 13곳에 그치고 있다. 역대 총선에서 야당은 ‘밀실공천 한다’고 여당을 비판하고, 경선으로 바람을 일으켰었는데 이번에는 뒤바뀐 모양새다.

 

제3세력으로 기대를 모으며 출범했던 국민의당은 야권연대 문제를 놓고 안 공동대표와 천정배 공동대표·김한길 의원이 대립하고 있다. 

안 공동대표는 13일 오후 마포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의 사퇴를 수용하고 야권연대 불가 입장을 재확인 했지만 천 공동대표는 “새정치를 향한 안 대표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야권 궤멸과 새누리 압승을 저지하기 위해 수도권연대의 문은 열어 놓아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여야의 혼란스러운 모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거구 획정으로 신설·분구 지역이 많은 경기도는 각 당의 후보 선정이 늦어지면서 자기 지역 후보가 누군지 제대로 모르는 답답한 상황으로 인해 정책·비전·인물 정도가 없는 깜깜이 선거가 치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재민 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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