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고개드는 ‘엔저’…도내 수출기업 선제적 대응 필요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동결로 한동안 잠잠했던 ‘엔저 현상’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자동차부품ㆍ화장품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경기도내 주력품목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가 유지될 시 엔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제적인 엔저 리스크 관리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21일 코트라와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지난 15일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1%로 동결 조치했다. 올 1월29일 엔화가치 하락 등을 목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최초로 도입한 이후 두 달째 금리를 유지한 것이다.

지난해 6월3일 최저점(890.75원, 매매기준)을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며 지난달 25일 100엔당 1천107.24원까지 올랐던 엔환율은 21일 기준 1천43.80원으로 한달여 만에 6%가량 내렸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본격적인 엔저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 일본 수출기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제품과 경쟁하는 무역업계에서 엔저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재차 커지고 있다. 

지난달 경기도의 대 일본 수출액은 전년 대비 2.8% 감소한 3억2천600만달러를 기록, 전체 수출 감소폭(-22.4%)과 비교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엔저는 반도체ㆍ자동차부품ㆍ화장품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경기도 주력 수출품목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안산 소재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A사 관계자는 “수출에서 가장 큰 경쟁자가 일본 제품인데 엔저현상이 다시 도래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일본 기업들이 수출 단가를 대대적으로 낮춘다면 우리가 수출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엔저현상이 다시 찾아올 수 있는 만큼 미리 기업들이 대비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상훈 코트라 아대양주팀장은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적으로 엔화 가치가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크게 동요는 하지 말되 환율 상황이 악재로 돌아설 가능성을 미리 염두에 두고 일본 금융시장 모니터링과 환변동보험 등을 통해 시장 변화에 맞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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