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아파트단지에서 ‘1세대 1그루 나무 갖기’에 나선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시 부평구 삼산신성미소지움아파트 6기 입주자 대표회의(회장 김준수)는 오는 4월 2일 단지 내에서 ‘우리 아파트 숲 가꾸기 운동’ 행사를 갖는다.
우리 아파트 숲 가꾸기 운동은 단지 곳곳에 나무를 심은 뒤 입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무를 가꾸는 운동이다.
부모와 자녀가 한 그루의 묘목을 정해 이름을 쓴 목걸이를 달고 직접 물을 주며 나무가 커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전국 최초로 시도하는 숲 가꾸기 운동은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1주년을 맞아 기획한 것이다.
아이디어를 낸 김준수 입주자 대표회의 회장은 “건설업계에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김 회장은 몇년 전 발생한 아파트 관리 비리로 입주자 대표회의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들을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토로했다.
민간에서 추진하는 첫 시도라 묘목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산림청과 국토교통부 등 정부기관을 직접 찾아 다니며 사업 취지를 알리는 데 발벗고 나섰다. 답답한 마음에 국민신문고에 글까지 올렸다.
관을 꾸준히 설득한 결과, 산림청으로부터 묘목 500주를 지원 받는 성과를 거뒀다.
또 개인과 민간 단체의 기부로 산수유, 이팝나무, 소나무, 개나리 등 묘목 2천 주를 모으는 데 성공했다.
김 회장은 “지금은 주민들이 나무 심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소식을 알게 된 인근 초등학교·중학교 학부모들도 참석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자랑했다.
입주자 대표회의는 이미 2019년까지 곳곳에 어떤 나무를 심을 것인지 계획까지 세웠다.
자신들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숲 가꾸기 운동이 꾸준히 추진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 회장은 “삭막한 도심에 숲을 만들어 주민들이 친환경 아파트에서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꿈”이라며 “전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사업이 모범적으로 진행돼 다른 아파트까지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김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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