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마을에 생명수·배움터 선물
교실에는 저금통을 가득 채운 친구도, 반도 채우지 못 한 저금통을 부끄러운 듯 내는 친구도 있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모두 누군가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는 것, 그 마음이었다. 직장인이 되고 3년째 케냐에 사는 여자 아이를 후원하고 있다.
매월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3만원의 후원금을 보고 학창시절 저금통을 낼 때의 마음을 떠올리며 케냐에 있는 나의 딸 아이가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지금도 저금통을 앞에 두고 ‘어떻게 하면 많이 모은 것처럼 보일까’라는 궁리를 하는 학생이 있다면, 후원을 망설이는 직장인이 있다면 말하고 싶다.
당신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일단 손길을 내민다면 누군가의 행복이 된다고. 우리의 진심이, 후원의 손길이 행복이 되는 기적을 5박6일 간의 월드비전 베트남 모니터링에서 확인하고 왔다.
베트남 중부 쾅트리시에서 가장 가난한 다크롱(DA Krong). 다크롱의 빈곤율은 30.56%로, 쾅트리시의 빈곤율 9.42%에 비해 높다.
다크롱 지역의 5세 미만 아동은 1만3천여명이지만 아동을 위한 교육, 보건 등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우선 학교가 멀어 등교하기 어렵고, 교실 부족으로 여러 학년이 한 공간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의 베트남어 읽기평가 통과율은 50%에 그친다.
특히 이들은 여기저기 방치된 쓰레기와 투기물, 화장실이 열악해 길 곳곳에 노상방뇨를 하는 생활 환경 등 때문에 깨끗한 물을 섭취할 수 없다. 하루에 필요한 15L의 식수를 30분 안에 접근할 수 있는 주민이 10%밖에 되지 않아 각종 수인성 질병이 만연하다.
학생들은 먼 거리를 걸어 물을 뜨러 가느라 학교에 나오지 못하기도 하고 설사, 폐렴 등의 증상도 달고 살다시피 한다.
이 때문에 바롱 초등학교 운동장에 설치될 식수 시설에 대한 학생들과 학부모, 선생님들의 기대감은 매우 크다. 식수 시설로 깨끗한 물을 섭취할 수 있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물을 기르는 시간에 더욱 공부를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월드비전 경기지부(경기남, 경기북, 경기동, 경기서)는 한국 후원자들의 후원금 6천500여만원으로 이곳 바롱초등학교 운동장에 2개의 우물을 파고, 22~25m 높이의 탑 위에 물탱크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수도관을 설치해 물탱크에서 수도관을 통해 가호로 식수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
학교와 함께 피어날 희망과 행복
다크롱시 훅 잉히(Huc Nghi) 꼬뮨은 소수민족 반키우(Van Kieu)족 7만여명이 모여 사는 마을로 다크롱 지역에서 가장 빈곤한 꼬뮨이다. 훅잉히 마을 내 초등학교 학령기 아동은 165명이지만 수업을 받을 초등학교가 없어 2~3km의 거리를 걸어 임시학교로 통학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교육부는 지난 5년간 이 지역의 초등학교 건축을 계획하고 중앙 정부에 요청했으나 예산부족으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베트남 교육 정책상에는 오전에는 주요 교과목들에 대한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독서, 생활기술교육, 미술 등의 교과목들 수업을 받도록 돼있지만, 훅잉히 마을의 학생들은 교실 부족으로 오전에는 초등학생이, 오후에는 중학생이 수업을 받을 수밖에 없어 교육의 질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교사들의 현실도 열악하다. 훅잉히 초등학교의 선생님들은 교육 기자재 부족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또 먼 거리로 통학하느라 학생들의 등교율이 매우 낮지만 그들을 일일이 찾아가 학교로 오게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서도 선생님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었다.
훅잉히 꼬뮨의 교육환경개선을 위해 나선 것은 바로 한국의 후원자들이다. 2억4천여만원의 후원금으로 지어질 훅잉히 마을 내 초등학교에는 교실 5개와 교무실, 화장실 2칸과 식수시설이 들어서 훅잉히 마을 내 초등학생들의 학습과 교육환경 개선을 통한 아동 복지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크롱 지역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위원회장은 “다크롱 지역에 지어질 학교와 식수시설은 한국의 후원자와 월드비전의 돈이 아닌 마음으로 지어지는 것이므로, 이곳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감사함을 잊지 않을 것이다”면서 “더욱 나은 여건에서 더욱 많은 아이들이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 = 김예나기자 사진 = 월드비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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