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 7세아 손가락 절단사고… 주의사항 안내·관리인도 없어
“며칠 전에 공원에 설치된 운동기구를 갖고 놀던 어린이의 손가락이 잘려나갔다니까요. 무서워서 애들을 공원에 보내지도 못해요.”
최근 인천시 계양구 귤현동의 한 소공원 내 설치된 운동기구로 장난치던 A군(7)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A군은 공원에 설치된 성인용 허리근육 강화 운동기구의 이음새 부분에 손가락이 잘렸으며, 현재는 대형병원에서 접합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다.
A군이 사고를 당한 공원에는 어린이 놀이터와 인근에 성인용 운동기구 6기가 설치돼 있다. 어린이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임에도 성인용 운동기구 사용에 대한 주의사항이나 어린이 이용금지 안내문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관리인조차 없다. 지난 3일 오후 3시께 이곳 공원에는 10살 남짓한 어린이 3명이 성인용 운동기구로 돌을 부수는 놀이를 하고 있었지만, 누구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부평구 부평공원에서도 최근 ‘공중걷기’ 기구를 이용하던 B군(10)이 기구에서 떨어져 턱을 다쳐 7바늘을 꿰매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처럼 지자체 등 관공서가 주민 건강을 위해 설치한 운동기구가 어린이에게 흉기가 되고 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5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일선 지자체는 지역 내 공원과 하천변 등지에 건강한 주민 생활을 돕기 위해 운동기구를 설치·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각 지자체는 어떤 장소에 어떤 형태의 운동기구가 설치돼 있는지, 노후화나 결함 등 상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어린이는 물론, 기구를 이용하는 성인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특히 운동기구의 설치에 관한 안전기준이 없고, 사후관리도 되지 않고 있다. 남동구 구월동 C 피트니스클럽 한 관계자는 “운동기구는 대부분 상당히 무거워 사고위험은 물론 쉽사리 노후화돼 사용기한이 짧더라도 자주 정비를 해줘야 한다”며 “특히 기구가 외부에 있을 때는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 한 관계자는 “해당 기구는 안전성이 확보된 기구로 즉시 교체하겠다”며 “성인용 운동기구 설치에 관한 안전기준을 마련하는 등 제도 마련과 자체적인 예방책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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