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을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58ㆍ여)가 피습당했다. 안 후보는 5일 오전 6시 10분 인천 남구 학익 감리교회에서 학익 소방서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신원 불상의 남자에게 밀침을 당했다. 안 후보는 벽에 부딪치고 나서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안 후보는 입술이 찢어지고 무릎에 타박상을 입었다. 치아와 목 쪽에도 이상 소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격을 받은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유세를 전면 취소했다.
안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 명칭을 둘러싼 소송을 제기했던 당사자다. 같은 지역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의당 후보가 단일화한 뒤 ‘야권단일후보 확정’이라는 표현을 현수막 등에 쓰자 이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이었다. 인천지법은 “유권자에게 해당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라고 오해하게 할 우려가 크다”며 안 후보 측 주장을 인용했다. 중앙 선관위도 법원 판결 직후 같은 취지의 유권 해석을 내린 바 있다.
인천남을은 막말 파문의 당사자인 윤상현 후보가 새누리당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곳이기도 하다. 탈당한 새누리당 후보와 새로운 새누리당 후보, 더불어민주당, 정의당, 국민의당 후보가 격돌하는 최대 관심 지역 가운데 하나다. 안 그래도 이목이 집중되는 이곳에서 4ㆍ13 총선 첫 피습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경찰이 “경찰관 10명 이상을 투입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신속한 수사가 있으리라 믿는다.
이번 사건을 보며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경찰의 총선 경비 태세다. 때마침 경찰은 4ㆍ13 총선 선거경비상황실 운영에 들어간 터였다. 선거 당일인 13일까지 24시간 비상근무에 들어간다고 공언했었다. 여기엔 다양한 선거 업무들이 포함돼 있고 후보자에 대한 신변 보호 작전도 명시돼 있다. 이런 비상근무 상황에서 주요 정당의 여성 후보자가 피습을 당한 것이다.
선거는 후보자 간, 정당 간, 그리고 유권자 간 극한 대립이 이뤄지는 행위다. 언제든 우발적 또는 고의적 완력 충돌의 위험이 상존한다. 지난 2006년 5월에는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지원 유세 도중 괴한에게 피습을 당했다. 범인은 징역 10년형을 선고받고 현재도 복역 중이다. 경찰이 막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업무는 후보자 또는 정당 주요 인사에 대한 신변 보호다. 여기에 구멍이 뚫리면 선거는 후진국형 난장판이 된다.
박수치며 사진 찍는 선거상황실 현판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실질적으로 후보자 신변을 보호할 수 있는 경비체제가 가동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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