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하준호에 kt wiz도 휘파람

스프링캠프서 노력 정규시즌서 결실

▲ kt wiz 하준호
▲ kt wiz 하준호

“우리 준호가 달라졌어요.”

 

시범경기가 한창이었던 지난달 15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 하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kt wiz 관계자는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어떤 유형의 투수를 상대로도 자신의 베팅을 하더라. 분명 한 단계 성장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속된 말로 MSG를 친 말인 줄 알았다. 하준호는 당일 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서의 활약을 보자면 당시 kt 관계자의 말은 결코 허언이 아닌 것 같다. 5일 삼성 라이온즈와 홈 개막 경기까지 포함한 지난 4경기에서 하준호가 거둔 성적은 타율 0.500(14타수 7안타), 3타점, OPS(장타율+출루율) 1.071. 완전히 1군 전력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올 시즌 처음으로 1번 타자로 나서 5일 삼성전에서는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까지 자처했다.

 

2008년 2차 1라운드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하던 당시만 해도 하준호는 좌완 투수 유망주였다. 2009년과 2010년 1군 무대에서 총 25경기 15.1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결국 2011년 4월 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도 받은 하준호는 2013년 고민 끝에 타자로 전향했다. 이후 1군에서 자리 잡지 못한 그는 지난해 5월 2일 롯데에서 kt로 팀을 옮겼다.

 

이적 후 타율 0.271, 5홈런, 25타점으로 활약한 하준호였지만 올 시즌 입지는 불안했다. 동 포지션에 유한준, 이진영 등 베테랑이 합류하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하준호는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이를 악물었다. 코칭스태프가 휴식을 취하라고 해도 스스로 그라운드로 나가 방망이를 휘둘렀다. 아픈 곳이 있어도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를 가리켜 “고생을 더 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스프링캠프에서 흘린 땀은 정규시즌에 들어 결실을 보고 있다.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은 하준호는 이제 kt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났다. 그는 “이제 진짜 야구 선수가 된 것 같다”며 “지난해 부상으로 약 2달 동안 1군에서 제외됐는데 올해는 건강히 풀타임을 소화하고 싶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하준호의 성장에 kt도 휘파람을 불고 있다. kt는 4경기에서 3승1패를 거둬 창단 후 처음으로 단독 선두 자리에 올랐다. 개막 11연패를 당하는 등 ‘동네북’ 신세가 되면서 다른 팀들의 ‘승수 자판기’ 취급을 받던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하준호는 “올해 팀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선배들이 먼저 후배들에게 다가와 많은 것을 알려주신다”며 “선수들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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