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올 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투수 3명, 야수 1명으로 마쳤다. 올해까지 신생구단 특혜로 외국인 선수 4명을 보유할 수 있는 kt는 지난해 타율 0.348, 20홈런으로 좋은 활약을 펼친 앤디 마르테와 일찌감치 계약을 마치고 남은 자리는 투수로 채웠다. 슈가 레이 마리몬을 시작해 트래비스 밴와트, 요한 피노와 차례로 계약했다. 조 감독은 이들이 어린 국내 투수들의 짐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했고, 정명원 투수코치 역시 “3명이 40승을 합작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출발은 좋았다. 이들은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가장 먼저 첫 승을 신고한 건 마리몬이었다. 그는 지난 1일 SK 와이번스와 시즌 개막전에 선발로 나서 6이닝을 4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챙겼다. 피노와 밴와트도 각각 3일 SK전, 5일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승수를 쌓았다. kt는 외국인 투수 트리오의 활약에 힘입어 개막 후 4경기에서 3승을 올렸다. 승률 0.750을 기록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순위표 맨 위에 올리는 기쁨까지 누렸다.
kt는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크리스 옥스프링이 12승10패, 평균자책점 4.48로 제 몫을 다했지만 필 어윈(1승7패, 평균자책점 8.68)과 앤디 시스코(0승6패, 평균자책점 6.23)가 부진하면서 부침을 겪었다. 등판만 하면 경기 초반 6, 7점을 내주고 시작하니 이길 방법이 없었다는 것. 결국 어윈과 시스코는 시즌 도중 방출됐다.
지난 시즌 크게 덴 까닭일까. 조 감독은 새로운 외국인 투수들이 첫 경기에서 호투를 펼쳤음에도 좀처럼 낙관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구위만 좋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경기운영,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 등을 살펴야 한다”며 “이런 부분은 경기를 더 치러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감독은 KIA 타이거즈 지휘봉을 잡고 있던 지난 2009년 ‘구로 펀치’라 불리는 아퀼리노 로페즈와 릭 구톰슨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KBO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듀오라는 평가가 따르지만 조 감독은 당시에도 시간을 갖고 로페즈와 구톰슨을 지켜봤다고 한다. 조 감독은 “구톰슨은 커터, 로페즈는 투심이 좋았는데 그것만으로 투수를 평가할 순 없었다”며 “볼 배합, 경기운영 등을 두루 살필 시간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다. 조 감독은 “밴와트와 피노는 분명 제구력이 안정적이고, 마리몬은 빠른 공을 뿌린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판단할 순 없다.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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