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석서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맹활약
프로야구 kt wiz 내야수 문상철(25)에게 6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전은 잊지 못할 경기가 될 것 같다.
문상철은 이날 경기에 8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타석에서의 활약은 부족함이 없었다.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그의 커리어에 남을 만한 성적이었다. 참고로 문상철이 멀티히트에 3타점 이상 올린 적은 지난해 5월24일 수원 한화전(4타수 2안타 3타점) 이후 두 번째였다.
1군 무대를 밟은 이후 가장 빛나는 성적표를 받은 저녁이었지만, 그는 웃지 못했다. 잔뜩 굳은 표정으로 울상에 가까웠다. 수비에서 연달아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며 팀의 6대11 대패의 단초를 제공한 까닭에서다. 공식 기록상으로 문상철이 기록한 실책은 1개. 하지만 보이지 않은 실책이 많았다. 더욱이 실책이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그의 마음은 한없이 무거워졌다.
첫 번째 실책은 2회초에 나왔다. 무사 1루에서 삼성 이승엽이 때린 타구를 잡지 못했다. 정면으로 날아온 타구였기에 팔을 뻗어 잡을 수 있었지만, 공은 글러브를 뚫고 내야를 벗어났다. 사전에 글러브 상태를 점검하지 않아 벌어진 일이었다.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이 수비 하나로 kt는 2회 3점을 잃었다.
문상철은 3대4로 뒤진 4회초에도 뼈아픈 실책을 범했다. 1사 2루에서 삼성 구자욱이 때린 평범한 땅볼 타구를 가랑이 사이로 빠트린 것이다. 이 사이 2루 주자 김상수는 여유롭게 홈을 밟았고, 구자욱은 2루까지 쇄도했다.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준 kt는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으며 이후 2점을 더 내줬다. 3대7. 승부는 이때 끝났다.
문상철은 5회 수비에서도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2사 2루에서 삼성 구자욱의 1루 방향 타구를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음에도 잡지 못했다. 처리하기 쉬운 타구는 아니었지만, 잡지 못할 타구도 아니었다. kt는 이 시점으로 추가 4실점했다.
문상철은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시즌 첫 홈런 터뜨렸다. 삼성 권오준의 초구 131㎞짜리 슬라이더를 두들겨 왼쪽 담장을 넘겼다. 자신의 실책을 공격에서 만회하고자 한 것. 하지만 되돌리기에는 승부의 추가 너무 많이 기울어져 있었다.
조성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