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품목농업인연구회 창조농업의 리더] 3. 경기도쌀연구회

미(米)친농부들
소비 줄고 공급은 늘고 ‘쌀농가 한파’… 품질로 정면 승부
도내 20개 시ㆍ군 회원 1천855명 생산·가공·유통·소비 연구
직파재배 등 신기술 보급에도 앞장 ‘최고의 경기미’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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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이라는 말이 무색할만큼 쌀 소비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2.9㎏으로 30년 전(128.1㎏)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된다. 해마다 소비량은 줄고 공급량은 늘어나다 보니 쌀 가격도 곤두박질 치고 있다.

 

‘쌀의 위기’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고품질 경기미를 생산하고자 고군분투하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농업기술원(원장 임재욱)이 육성, 지원하는 경기도쌀연구회(회장 전경복)다.

 

지난 1999년 발족한 경기도쌀연구회는 도내 20개 시ㆍ군 곳곳에서 1천855명의 회원이 활발히 활동중이다. 쌀 생산과 가공, 유통, 소비 등에 관한 연구와 쌀 분야 기술 보급확산 등에 앞장서며 경쟁력 있는 경기미를 생산하고, 강한 농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 도농기원, 쌀연구회 통해 기술보급… 경기미 경쟁력 향상 ‘마중물’

쌀시장이 전면 개방되고 쌀 소비 감소까지 맞물리면서 쌀 농가의 우려가 크다. 이에 도농기원은 품질 향상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시범사업과 기술 지도로 좋은 쌀 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

 

고품질의 품종 재배면적 확대, 현지 포장검사, 질소질 비료 시용량 감축, 무논점파 등 직파재배시범, 파종상비료 보급 등의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시범사업은 경기도쌀연구회를 통해서 보급한다. 쌀 농가 경쟁력 향상의 마중물 역할을 경기도쌀연구회가 맡은 셈이다.

 

특히 농가의 인력비 부담을 낮추고자 도입된 직파재배는 생력재배로 경영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입증했다. 또 지역 특성에 알맞고 기존 쌀의 단점을 보완한 다양한 쌀 품종을 개발해 이를 보급하는 데도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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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쌀연구회 ‘현지연찬교육’
도농기원은 열악한 풍토로 우수한 품종의 쌀 재배가 어려운 경기북부지역의 환경을 극복하고자 개발한 ‘맛드림’, 밥맛 좋은 재래종 벼 조정도의 혈통을 이은 ‘참드림’, 누룽지 향이 나는 ‘향드림찰’ 등을 경기도쌀연구회를 통해 선도적으로 재배하고, 이웃 농가에 전파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도록 했다. 도농기원과 쌀연구회의 합심은 빛을 발했다.

 

맛드림은 지난해 종자 공급 체계가 확립돼 정부 보급종 64t을 농가에 보급했으며 포천, 파주, 양주, 강화 등 지역에서 총 3천289㏊가 재배됐다. 참드림은 밥맛은 차지고 부드럽고 우수해 농가 반응이 좋아 지난해 684㏊가 재배됐다. 올해에는 우량종자 보급을 위해 여주 등 5개 지역에서 농가 자율종자로 75t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쌀 품질향상 및 안전성 확보, 브랜드 마케팅 능력 향상에 목표를 두고 고품질 품종의 확대 보급, 쌀 품질향상 재배기술 정착, 생력 재배기술 보급, 판매망 확보 등을 중점적으로 쌀연구회에 지도하면서 우수한 경기미 생산에 앞장서도록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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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명품쌀 생산 결의대회
■ ‘연구회 쌀’ 브랜드화 판매… 지역쌀 지역소비 ‘선순환’

다양한 기술을 습득하고, 교육을 받은 경기도쌀연구회원들은 자체적으로 우수한 ‘연구회 쌀’을 생산, 브랜드화 해 판매하고 있다. 경기도쌀연구회가공센터영농조합법인에서는 12개 가공센터 RPC를 통해 고품질의 G마크 인증 쌀을 생산한다.

 

여기서 생산된 쌀은 지역의 학교ㆍ단체 급식을 통해 판매하거나 지역판매장 운영을 통해 유통업체, 백화점 등으로 납품된다.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지역에서 도정해 지역에서 소비하는 구조로, 지역 농가의 소득 증가에 이바지하는 시스템이다. 무엇보다 밥맛 좋은 벼 품종을 선택하고 재배 기술 개선, 적기 영농 추진, 건조 저장 방법 등을 개선했다.

 

그 결과 G마크 연구회쌀의 품질관리 기준은 밥맛을 최상위로 유지하는 단백질 함량(6.5% 이하), 완전미, 품종 혼입률 20% 이하로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전경복 경기도쌀연구회장은 “전문가를 초청해 고품질의 쌀 생산기술 교육이 진행되고 재배 매뉴얼에 따른 생산, 신기술보급 시범사업 등의 지원이 동반된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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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파연시회
■ 소외계층도 돕고 경기미 우수성도 알리고 ‘일석이조’

경기미 소비가 절실한 요즘, 경기도쌀연구회원들은 경기미 소비촉진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설을 맞아 경기도쌀연구회원들이 직접 농사지은 경기미 800㎏을 관내 복지시설에 전달했으며, 그해 12월 22일에는 성탄절을 맞이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사랑의 쌀 전달식’을 진행했다. 이날 20개 시ㆍ군 쌀연구회에서 모은 쌀 2천㎏은 관내 소외계층을 돕고 경기미를 홍보하는 데도 일조했다.

 

무엇보다 농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다양한 현장 견학과 선진농업 비교 연찬 교육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강원도 강릉시의 벼 재배현장과 울진 친환경엑스포 시설을 방문해 유기농 쌀, 감자, 무 등 친환경 농산물 유통현황과 선진시설을 벤치마킹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는 6월에는 쌀 수출 활로를 모색하고자 중국을 방문해 시장견학을 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도농기원과 회원들은 쌀 판매 촉진, 신기술 보급, 쌀 관세화 대응 등에 대한 토론과 대화를 이어가며 쌀 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을 해나가고 있다.

 

윤종철 도농기원 기술보급과 팀장은 “경기도쌀연구회는 다양한 재배방법과 신기술 등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농가에 전파하는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경기미와 농가의 발전을 위해 올해도 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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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쌀연구회 ‘사랑의 쌀’ 전달

[인터뷰] 전경복 경기도쌀연구회장

‘쌀시장 개방’ 위기의 시대 ‘명품 경기미’ 두렵지 않다

줄어드는 쌀 소비량과 쌀시장 전면개방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경기미도 이런 풍랑에서 비켜날 순 없다. 

이에 경기도쌀연구회의 전경복(63) 회장은 “지자체, 농민, 관련 단체가 힘을 합쳐 경기미를 세계 속의 우수미로 만든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면서 “명품 쌀을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회원들과 경기미를 더욱 발전시키고, 지켜나가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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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쌀 산업이 위기라는 얘기가 많다. 경기도쌀연구회의 부담이 더욱 크겠다. 
A 그렇다. 경기미는 경기미는 명품 생산지, 우수 브랜드로 알려져 타지역의 쌀보다 5천~1만원가량 비싼 값을 받고 판매된다. 타지역보다 판로 확보의 어려움도 덜한 편이다. 하지만, 쌀값 하락과 인건비 과다 지출 등으로 농민들이 큰 어려움에 처했다.

 

경기도쌀연구회는 경쟁력 있는 쌀 생산과 기술을 보급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도농기원과 각 시군기술센터 등과 함께 다양한 방법으로 이러한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찾고 있다. 


Q 연구회원들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A 쌀 신기술 연구와 정보 교환을 통해 경기미가 전국에서 제일가는 명품 쌀이라는 명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좋은 쌀을 생산하는 데 주력한다. 재배농가의 인건비 부담이 늘자 이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는 직파재배 기술을 도농기원의 지원으로 도입해 적용하고 있다. 또 신품종이 나오면 연구회원들이 시범농가가 돼 생산하고, 이를 평가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우리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고, 다른 농가에 새로운 기술을 보급하고자 지속적으로 도전하면서 발전해나가고 있다. 쌀 소비촉진과 경기미 홍보 등을 위해 쌀 기부행사 등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Q 소비자에게 당부하고픈 말이 있다면. 
A 수입쌀이 1년에 40만t씩 들어오고, 쌀 소비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연구회원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바로, 명품 쌀을 생산하는 농민이라는 거다. 전국에서 제일가는 명품 쌀을 생산하고 우리 쌀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구회원 농가를 포함해 쌀 농가에서는 올해 쌀 소비가 많이 돼 쌀 산업이 탄탄해지고 농민도 강해지길 바란다.

 

쌀은 농민은 물론 기술개발, 브랜드화에 힘쓰는 모든 이들의 땀과 정성이 들어간 집합체다. 쌀 가공식품은 물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쌀이 개발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우리 쌀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길 바란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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