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에서 대규모 건설 공사 수주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다음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이 예정돼 있기 때문으로, 양해각서(MOU) 이상의 성과를 낼 공사가 최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4일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다음달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서 철도ㆍ댐ㆍ석유화학플랜트ㆍ병원 등 대규모 기반시설 공사에 관한 양해각서와 가계약 등을 체결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예상된 공사만 130억 달러(약 14조8천억원)에 달하고,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최대 200억 달러(약 22조8천억원)에 달하는 공사에서 MOU 이상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대림산업은 다음달 이란 알와즈와 이스파한을 잇는 49억 달러(약 5조6천억원) 규모의 철도 공사와 20억 달러(약 2조2천800억원) 규모의 박티아리 댐ㆍ수력발전 플랜트 공사에 대한 가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대림산업은 현재 이란에서 1조원이 조금 못 미치는 규모의 석유화학플랜트 공사도 수주를 추진 중으로, 다음달 이란 정부와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6억 달러(약 4조1천억원) 규모의 ‘사우스파(South Pars) 12단계 확장 공사’에 대한 기본계약(Framework Agreement)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란 캉간 석유 회사가 발주한 공사로, 사우스파 지역에 가스 정제 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사우스파 플랜트 외에도 이란 에너지부 산하기관이 발주하는 5억 달러(5천700억원) 규모의 민자발전소 공사 수주도 추진 중으로, 다음달 MOU보다 구속력이 있는 업무협력 합의각서(HOAㆍHead of Agreement)를 체결할 예정이다.
현대건설과 포스코대우는 이란 최고 명문 의과대학인 시라즈의과대학 1천병상 규모 병원 건립에 나선다. 이를 위해 다음달 박 대통령 이란 방문에 맞춰 이란 보건부와 정식 업무협정을 체결한다. 현대건설은 병원 건물 건축 공사를, 포스코대우는 병원 의료장비 조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와 함께 건설업계는 현재 현대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이란에서 수주를 진행 중인 공사를 합하면 최대 200억 달러(22조8천억원)에 이르는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란에서 수주 추진 중인 공사들이 본계약을 맺고 수주를 확정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다만 저유가 등으로 한동안 꽉 막혀 있던 중동 건설 시장에 이란이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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