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졸업식 비판 ‘재갈물리기’ 논란

인하대 자유게시판에 대학원생 불만의 글
최총장 “해당 학생 박사학위 수여 말아야”
댓글 오히려 기름에 불… 학생들 반발 고조

인하대학교 4월 졸업식이 학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인하대는 지난 23일 전국 대학 처음으로 4월 졸업식을 열었다. 매년 2월, 8월 두 차례 하던 졸업식을 4월 개교기념일에 맞춰 전 졸업생을 한 자리에 모은 의미 있는 졸업식이 됐다는 게 인하대의 설명이다.

 

그러나 4월 졸업식은 엉뚱한 곳에 불통이 튀었다. 25일 인하대 인터넷 자유게시판을 보면 한 대학원생이 졸업식에 앞선 지난 21일 4월 졸업식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박사 수료생인 A씨는 “8월에 학위를 받아 가족·친지와 제대로 졸업을 기념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졸업식이 변경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며 “졸업식장에서 학위복 없이 노트북을 가져와 논문을 작성하는 퍼포먼스를 하겠다. 관심 있는 원우들은 동참해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러나 A씨는 졸업식장에서 퍼포먼스를 하지 않았다. 문제는 최순자 인하대 총장이 졸업식이 끝난 24일 밤 10시48분께 이 글에 댓글을 달면서 시작됐다. 최 총장은 “글을 읽어보면 박사학위를 받는 행사에 대한 인식이나 인성을 의심하게 만든다”며 “A씨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대학원위원회에 총장으로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들은 대부분 최 총장의 처사가 불합리하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학생 B씨는 “인하대 구성원은 4월 졸업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표출할 권리가 있다”며 “총장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논문심사로 학생을 협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 C씨는 “총장이 학위수여에 관여해 대학원생이 불이익을 받는다면 (이에) 반대하고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피력했다.

 

논란이 과열되자 최 총장은 학교 홈페이지 ‘열린 총장실’에 입장을 표명했다. 최 총장은 “인하대 행정을 짊어진 총장으로서 A씨의 문제를 교육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싶었다”며 “A씨와 A씨의 부모님, 지도교수와 함께 다시 면담을 하겠다. 모든 것을 투명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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