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품목농업인연구회 창조농업의 리더] 4. 경기도배연구회

배꽃처럼 활짝 핀 농민 열정… ‘명품배’ 꿈이 영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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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이 되면 앙상했던 배 나뭇가지엔 하얀 배꽃이 만발한다. 1년 365일 농가의 일손이 덜할 때가 언제겠느냐마는, 봄이 되면 배 농가의 하루는 더욱 바쁘다.

 

알찬 배를 맺게 하려 배꽃마다 암술머리에 꽃가루를 묻혀 일일이 바르는 인공수정 작업을 하는 시기는 더욱 그렇다.

 

안성마춤 배, 양주골 배(양주), 성남 배, 햇살드리 배(화성시), 송산배(의정부시), 맑은연천병배(연천군), 먹골배(남양주), 파주 배, 김포배, 용인배 등 지역마다 브랜드를 달고 전국에서 인기를 끄는 경기지역 배는 이러한 농가의 땀방울과 기술력으로 탄생한다.

 

최근 FTA에 따른 수입과일의 범람으로 배 농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각종 과수 병충해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더한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 경기도농업기술원(원장 임재욱)이 육성, 지도하는 경기도배연구회(회장 성도현)는 야심 찬 목표로 경기지역 배 농가에 희망을 말하고 있다. 고급화, 차별화를 통해 어려운 시장여건에 맞서 돌파구를 찾고, 세계시장에 경기도 배를 우뚝 세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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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배연구회 2014년도 연시총회
■ 연구회 회원들, 경기도 배 우수성 ‘입증’
경기도배연구회는 지난 1996년 7월2일 창립해 20년째 운영되고 있는 대표적인 경기도 연구회 중 하나다. 매년 정기 연찬과 견학교육, 모임, 배 품평회 등을 열면서 회원 간에 정보교류를 하며 경기도 배 산업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회원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그 우수성과 열의가 느껴진다. 

전국 최초 배분야 기술명인으로 지정받은 화성 현명농장을 비롯해 수령 100여년 이상의 배나무를 그림같이 관리해 온 안성, 평택의 대표 배독농가들, 남양주, 화성, 김포, 파주, 연천, 양주, 이천, 여주, 의정부 등 각 시군단위 배연구회장들이 주축으로 있다. 

지역 배 농가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농업인들이 도연구회에 소속돼 다양한 정보와 기술을 다시 시ㆍ군으로 전파한다. 회원들은 각종 세미나를 통해 사례 발표 등을 직접 하며 서로 기술과 지식을 교환한다. 지난해부터는 배 농사에 필요한 핵심 영농기술을 도연구회원들의 월별 소식지를 제작해 배 재배 노하우와 재배 기술 등을 담아 배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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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푸르트 농가로 선정된 정해곤 고문
좋은 배 생산을 위한 회원들의 열정과 활발한 활동에 힘입어 경기도 배는 각종 품평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위상을 떨치고 있다. 지난 2011년 ‘제8회 전국 우리배 한마당 큰잔치’에서 안성시 사곡동 견민수 농가가 출품한 안성배가 전국 배 주산단지의 최고배 과실품평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또 2011년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한 전국 탑프루트 배 품질평가회에서 풍양배연구회 이택현 회장이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2014년 11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열린 ‘탑프루트 배 품평회’에서는 경기도배연구회 제10대 회장을 지낸 정해곤씨(김포 월곶면)가 ‘2014년 탑푸르트 농가(최고급 과일 생산단지 육성 시범사업 농가)’로 선정됐다.

 

이 전 회장은 이미 2009, 2010년 연이어 두 번의 ‘우수상’을 받은 경력이 있어 3년 연속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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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 연찬교육
■ 끊임없는 정보교류 ‘경쟁력 UP’
신기술 개발과 상품성 향상에 대한 회원들의 정보교류는 정기적인 세미나 등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배연구회원 55명과 도농기원과 시군센터 관계자 등 82명이 모여 ‘고품질 배 생산, 지도 역량강화를 위한 기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아울러 ‘경기도 배연구회 발전을 위한 토론회’도 진행돼 수입과일의 증가에 따른 배 소비증대 대책 마련과 배 수출 확대를 위한 지역별 현황과 다양한 토론이 이어졌다. 배 소비확대를 위한 의견과 건의 등이 오가며 연구회 발전뿐만 아니라 경기도 배농가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그 해 8월, 12월에도 연찬 교육과 총회 등을 열며 끊임없이 과수담당 공무원과 배연구회원들의 소통의 자리, 회원들 간 발전방안 토론의 자리 등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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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월 실시한 기술세미나 교육
올 2월에는 파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경기도배연구회원 76명 등 84명이 참여해 경기도 배연구회 연시 총회와 기술교육, 최근 배 농가에 치명적인 위험으로 다가온 과수 화상병 방제대책 특별교육 등이 진행됐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이상흥 연구회 부회장이 직접 나서 회원들에게 ‘배나무 전정과 수형관리 기술’에 대해 강의하고 현장 실습 시간도 마련됐다. 

이 부회장은 “안성 과수농협에서 신기술 교육을 받던 중 배 농사에 좋은 전정, 수형관리 기술을 직접 시험해 본 결과 성과가 좋아 도 회원들에게 전파하고자 강의를 하게 됐다”며 “회원들이 직접 기술을 습득하고, 체험한 좋은 결과물을 세미나 등을 통해 도연구회원들에게 알리고, 이들은 다시 각자의 지역 농가에 전파하면서 배 농가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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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농가에서 인공수분을 하고 있다
■ 신기술 개발·소비자 패턴 맞춤 전략 ‘알찬 결실’
경기도 배 산업 역시 생산 비중이 늘어나며 확대되고 있다. 경기도 배 생산비중은 지난 2000년 전국의 17%에 불과했으나, 2014년에는 21%로 뛰어올랐다. 전국 배 재배면적은 안성 (1천93㏊)7.3%, 평택(567㏊) 4.3%로 전남 나주와 충남 천안에 이어 주산지로 꼽힌다. 

하지만, 경기도 배 농가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농가 고령화와 도시개발로 폐원하는 과수농가들이 늘어나고, 태풍 등의 자연재해로 생산량은 해마다 변하고 있다. FTA로 말미암은 외국산 과일의 수입 급증, 과실 가격 하락세는 당장 당면한 문제다. 

또 배 소비가 명절 수요로 고착되는 경향, 중과실 선호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행태 변화, 높은 수

출 장벽 등에도 맞서야 한다. 새로운 수출시장을 뚫기 위한 치열한 신기술 개발도 주요한 과제다. 이에 대한 경기도배연구회원들의 의지는 넘친다. 

눈에 띄게 빨라진 배 개화기 피해를 줄이기 위한 서리ㆍ저온피해 대책을 사전에 마련해 품질 좋은 배 생산에 매진한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기준에 맞춰 수입국 기호에 맞는 과일을 생산해 배 수출을 확대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목표도 확고하다. 

또한, 도농기원 등 관계기관과 함께 배 소비를 확대하고자 배의 기능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1~2인 가구가 늘어나는 소비자 패턴에 맞춰 중소과생산 비율을 늘릴 계획이다. 

도농기원에서는 고품질의 배 생산을 위한 농가별 꾸준한 기술 학습을 지원할 뿐만 아니라 올해 총 3회에 걸친 배 재배교육을 열고, 오는 8월에는 강원도 일대의 선진 재배지를 방문해 고품질 배 생산을 위한 현지 연찬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정주 도농기원 원예축산기술팀장은 “배연구회원들의 열정과 의지에 맞춰 경기도 배 농가들이 강소농으로 거듭나고, 세계시장에서도 경기도 배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현장교육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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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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