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윤여준 前장관 “작은 권력 나눈 이는 큰 권력도 나눌 줄 알죠”

‘경기도 G-MOOC 추진단장’ 공개모집 면접 … 남경필 지사와의 만남 ‘관심집중’

<윤여준 전 장관 단독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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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및 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28일 경기도가 추진하는 G-MOOC 사업단장 공개모집 면접을 보기위해 면접장소인 수원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으로 들어서고 있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의 품을 떠나 남경필 경기지사와 함께하느냐 여부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김시범기자

4ㆍ13 총선 결과 국회가 여소야대의 형국으로 재편됨에 따라 ‘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에 대한 정가의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정치멘토로 알려진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이 최근 ‘경기도 지무크(G-MOOC) 추진단장’ 공모에 지원하면서 ‘남경필과 윤여준’의 만남에 정가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가 대권을 위해 책사를 모신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28일 오전 10시30분 윤여준 전 장관이 G-MOOC 추진단장 면접을 보기 위해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을 찾았다.

 

남 지사와 함께 일을 하기로 결심한 후 처음으로 경기도를 찾은 윤여준 전 장관. 면접에 앞서 본보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윤 전 장관은 남경필 경기지사에 대해 “작은 권력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큰 권력도 나눌 줄 안다”는 말로 평가를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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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및 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28일 경기도가 추진하는 G-MOOC 사업단장 공개모집 면접을 보기위해 면접장소인 수원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으로 들어서고 있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의 품을 떠나 남경필 경기지사와 함께하느냐 여부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김시범기자

- G-MOOC 추진단장에 지원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언론에서는 남경필 지사가 대권을 위한 책사를 모셨다고 보도돼 굉장히 민망했다. 남 지사에게 나 때문에 굉장히 미안하게 됐다고 말했더니 남 지사가 크게 웃더라.

 

남 지사가 국가를 이끌어가 갈 좋은 인재 중 한 분인 것은 확실하지만 그러한 의도로 이곳에 온 것은 아니다.

- 남경필 지사와 일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다.

아니다. 고민하지 않았다. 그동안 남 지사와 나는 10여 년 동안 계속 만나 소통을 해왔다. 내가 어디 가서 무엇을 하든, 남 지사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변함없이 계속 이야기는 주고받아 왔다. 남 지사에 대해 워낙 잘 알고 있고 그가 어떠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특별히 고민하지 않았다.

 

단 이 일이 평소 내가 꼭 한번 해보고 싶어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결심하게 된 것이다.

 

- 어떠한 점에서 꼭 해보고 싶었나.

G-MOOC이라는 사업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교양 프로그램이다. 이것이 없이는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이 평소 나의 생각이다. 또 우리 사회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선거 역시 주민들이 제대로 된 의식을 갖고 투표에 참여해 정치인들을 뽑아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선거만 끝나면 서로 죽일 듯이 싸우게 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시민 교육이 많이 활성화돼 있는데 이러한 것이 우리나라에도 꼭 필요하다고 늘 생각해 왔다. 이러한 부분에서 남 지사와 평소 이야기를 많이 해왔다.

 

남 지사 역시 나를 찾아와 예전부터 해보고 싶다고 했던 사업이니 꼭 맡아 달라고 부탁했다.

 

또 이 일은 내가 열심히 하면 나도 더 발전할 수 있는 일이다. 따로 시간을 내서 전문가와 학자들을 만나지 않아도 일만 열심히 하면 다 뵐 수 있고 공부할 수 있다. 그 점에서 가장 큰 매력을 느꼈다.

 

- G-MOOC 추진단장 제안은 언제 처음 받은 것인가.

처음 남 지사가 제안해 온 것은 2월 말께였다. 3월 초에도 제안을 다시 해왔다. 처음에는 큰 생각이 없었는데 남 지사가 몇 번 더 부탁해왔고 나도 한번 해보고 싶었던 사업이어서 수락하게 됐다.

 

- 총선 이후 남 지사의 연정이 주목받고 있는데, 남 지사의 연정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경기도에서 실시된 연정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사실 나도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데 오히려 경기도 지역 야권 인사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더니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더라.

 

그분들은 “비록 작은 권력이지만 이것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 큰 권력도 나누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씀하시더라.

 

그 이야기를 듣고 남경필 지사의 연정을 다시 보게 됐다.

 

아직 우리나라는 대통령제이기 때문에 대통령제 안에서의 연정이라는 것이 국가 차원에서는 제도적으로 부딪히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제도를 어떻게 운용하든지 간에 권력을 공유한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민주공화국의 본래 원리 역시 권력을 나눠갖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니까 항상 문제가 발생해 왔던 것이다. 남 지사가 국가적으로 매우 좋은 실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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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및 전 국민의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28일 경기도가 추진하는 G-MOOC 사업단장 공개모집 면접을 보기위해 면접장소인 수원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 으로 들어서고 있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의 품을 떠나 남경필 경기지사와 함께하느냐 여부가 관심이 집중되고 있었다. 김시범기자

윤 전 장관은 인터뷰를 마치면서 경기도에서 일하게 된다면 최선을 다할 테니 도민분들이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정치권에서 가장 유능한 책사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윤여준 전 장관이 최근 우리 사회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연정’을 실천하고 있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함께 손을 잡았다는 것 자체만으로 당분간 경기도가 정가의 눈과 귀를 붙잡아둘 전망이다.

 

경기도에서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바람이 불어올지 주목된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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