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로 가는 세상] 경기도내 가볼만한 자전거길

페달만 밟으면, 어디든 실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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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한강 자전거길

“10년이 넘도록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는데 매번 남한강 자전거길의 변화하는 풍경에 넋을 잃곤 합니다” -남한강 자전거길에서 마주친 주부 양세영씨(61).

 

울창한 나무 숲과 솔솔 불어오는 강 바람, 끝을 가늠할 수 없는 길. 남한강 자전거길이 전국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남한강 자전거길은 옛 경춘선 위에 자전거 도로를 조성한 곳이다. 기차가 달리던 철교, 터널을 자전거로 달릴 수 있어 매력적이다.

팔당댐을 거쳐 남한강변을 잇는 이 길은 중앙선 팔당역에서 시작한다. 평일에도 전동차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중앙선의 이점을 이용하면 자연친화적 라이딩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남양주 팔당역에서 북한강철교-덕구실 보도육교-양근성지-양평전통시장-후미개고개-이포보까지 이어지는 26.8㎞구간은 자전거를 타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 길의 가장 큰 특징은 팔당호와 다산유적지, 두물머리 등 자전거를 타면서 남한강변 주변 문화유산을 즐길 수 있는 점이다. 또 수려한 자연경관과 간이역사, 북한강 철교, 폐철로 등 추억과 낭만이 깃든 명소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팔당역을 출발해 팔당댐을 지나면 능내역이 나오는데, 한 때 기차역으로 사용됐던 이곳은 이제 자전거 동호인들의 쉼터로 자리매김, 옛 역사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폐철길을 이용해 조성된 곳이기 때문에 자동차가 오가거나 경사 또는 급커브 같은 위험한 구간이 없는 점도 자전거 라이더들이 모이는 이유 중 하나다. 또 남한강 자전거길에서 폐터널도 많이 만날 수 있는데 어둡고 무서운 터널이 아닌 조명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볼거리와 재미를 주기도 한다. 

이 중 봉안터널(261m)은 야간 조명과 센서가 설치된 터널로, 아름다운 야간 경관뿐 아니라 늦은 밤까지 안전한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팔당역부터 양평 구간뿐 아니라 여주 강천보-충주 탄금대까지 총 143㎞가량 이어진 자전거 코스가 따로 마련돼 남한강 종주 여행이 가능하다.

 

■ 민통선 자전거길

‘자연’이라는 두 글자를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자전거 코스다. 임진강변 둑길을 따라 펼쳐지는 민통선 자전거길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잘 보존돼 자전거 여행 상급자에게 꼭 추천하는 명소다. 또 두 바퀴에 몸을 의지한 채 민통선 주변 자연이 보여주는 풍경을 온 몸으로 맞는 일은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잡념을 떨치기에 모자람이 없다.

 

임진각을 출발해 통일대교-군내삼거리-초평도 주변 등 총 17.2㎞ 거리를 왕복하는 코스는 1시간30분 정도 소요된다. 특히 차량 통행이 거의 없는 탓에 자전거를 타는 것을 즐기는 이들에겐 천혜의 코스라고 할 수 있다. 도심과 달리 생태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며, 자유와 평화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다.

 

이곳은 임진강변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내를 자전거로 달리는 ‘DMZ(비무장지대) 자전거 투어’가 매월 넷째주 일요일에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된 DMZ 자전거 투어는 옛 모습이 남아있는 임진강 주변과 민통선 지역의 자연 생태계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다. 다른 의미로 생생한 안보 현장이기도 하다. 6년간 자전거를 타고 이곳을 총 1만5천여명이 다녀갔다.

 

■ 시흥 그린웨이(Green Way) 자전거길

시흥시 ‘그린웨이 자전거길’은 전원적인 느낌의 풍경을 간직한 자전거길이다. 코스는 편도 7.5㎞로 물왕저수지 월미교를 시작으로 연꽃테마파크-관곡지-시흥갯골생태공원까지 이어진다. 편도 완주시간은 1시간 정도로 시를 대표하는 여러 관광지를 두루 거치다보면 자연스레 멋진 풍경을 만나고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으로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연꽃테마파크를 지날 때 마주치는 구불구불한 수변 도로는 자전거 라이딩의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준다.

 

더불어 시흥시 주요 관광지를 따라 조성된 길은 초보자가 달리기에 전혀 부담이 없다. 다른 자전거길과 달리 이곳은 경사도가 적을 뿐 아니라 평평하게 잘 닦여 수도권 지역 대표 라이딩 코스로 각광 받고 있다. 또 각 구간마다 주차공간과 자전거 보관소, 화장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점도 많은 이들을 모이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래서 라이더들에게 매력적인 길로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시흥 갯골생태공원에서 벗어나 자전거 패달을 조금 더 밟으면 월곶포구와 옥구공원을 거쳐 오이도까지 다녀올 수 있다. 특히 옥구공원 일대는 도심 속 자전거 도로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벽에 가까운 도로다. 멋진 풍광을 즐기고 싶다면 옥구공원 내 옥구정은 꼭 올라보길 권한다.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옥구공원까지 약 13km, 오이도는 옥구공원에서 3㎞정도 더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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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밖에 가볼만한 자전거길

서울과 춘천을 잇는 북한강(경춘선) 자전거길은 산과 강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절경을 볼 수 있는 길이다. 지난 1939년 개통돼 2010년 12월20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경춘선 폐 기찻길을 활용하여 조성한 자전거길은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총 연장 70.4㎞의 길은 청평호반과 의암호반, 운길산, 축령산 등을 지나며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다양한 경치를 제공한다. 특히 시민들의 휴식처로 잘 알려진 청평유원지와 자라섬, 강촌유원지 등을 거치는 코스는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다. 수도권 지하철역사가 인접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용인시 금학천변, 기흥호수공원 자전거길은 자전거 입문자들에게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코스다. 금학천 자전거도로는 삼가동 용인시청부터 김량장동 태성중·고교까지 2.16㎞를 흐르는 하천을 따라 이어진다. 

길 인근에는 김량장터 거리 등 테마 공원으로 꾸며 놓아 시민 여가공간으로 잘 활용되고 있다. 특히 금학천 자전거길을 따라 용인경전철 김량장역사, 전통시장과 용인시종합운동장 등이 자리잡고 있어 볼거리와 라이딩 공간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심을 가로지르는 생태하천 오산천 자전거길은 시민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오산시가 공들여 조성한 곳이다. 천내 자전거 무료 대여소 운영과 오산 터미널 옆 자전거 주차장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오산시 오산동에서 은계동까지 이어진 8㎞의 짧은 코스로 30분이면 완주가 가능하다.

 

■ 도심 속 새로운 실크로드 ‘안양천·탄천 자전거길’

안양천 자전거길은 서울 서남부지역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사랑받는 코스다. 길게 쭉 뻗은 자전거 전용도로는 한강과 안양을 잇는 실크로드와 같다. 특히 안양천을 따라 난 자전거길 한 가운데 대나무 숲이 우거져 있다. 의왕시 고천4교 아래 1㎞가량에 운집한 대나무 숲은 도심 속 색다른 운치로 꼽힌다.

 

이 같은 코스 특성에 안양천 자전거길은 장거리 라이딩 족을 양산(?)하기로도 유명하다. 또 안양천 주변으로 수많은 자전거길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 인근 지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 주변 자전거길 모양이 하트와 유사하다고 해서 자전거 동호회 사이에서 하트 코스라고 불린다.

 

용인에서 시작되어 분당과 성남을 지나 한강과 만나는 탄천은 잘 조성된 녹지와 자전거길로 유명하다. 특히 탄천 자전거길은 탄천을 따라 시원하게 이어지는 길뿐 아니라 지하철 8호선과 분당선이 인접해 접근성이 높다. 자전거 동호회 사이에선 손에 꼽는 도심 속 자전거길 중 하나며 중간마다 공원과 다리가 많아 쉴 곳도 충분하다. 

깔끔한 도로 상태를 자랑하는 자전거길은 총 30㎞길이로 한강 시민공원 잠실지구에서 시작돼 성남과 분당을 거쳐 용인 수지 구성역까지 잇는다. 대략 4시간~5시간 정도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거리로 항상 자전거 동호인들로 북적이는 자전거 명소다. 

이지현ㆍ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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