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경기도체전 여자 마라톤 깜짝 우승 유승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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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화

“생각지도 못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둬 너무 기쁘고 아직까지 얼떨떨합니다.”

 

1천250만 도민 화합축제인 제62회 경기도체육대회 여자 10㎞ 단축마라톤에서 젊은 실업팀 선수들을 모두 제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한 아마추어 달리미 유승화씨(38ㆍ수원시). 유씨는 지난달 29일 포천시 일원에서 열린 대회 1부 여자 10㎞ 단축마라톤에서 36분54초를 기록하며 여자 참가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에 골인했다.

 

이날 유승화씨의 우승은 육상인들은 물론 대회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단 한번도 엘리트 선수생활을 해보지 않은 동호인이자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주부가 각종 전국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거둬왔던 10여년 아래의 쟁쟁한 실업 선수들에 앞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올해로 6번째 도민체전에 출전한 유씨는 그동안 제한시간을 얼마 안남기고 결승선을 통과하기 일쑤였다. 지난해 7위라는 값진 성과를 거둔 그녀는 올해도 ‘작년 만큼만 뛰어보자’라는 생각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우승은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유씨는 “중위권에서 시작해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2위로 올라섰다. 결승선을 1㎞ 남겨둔 지점에서 선두로 올라선 것 같은데 숨이 너무 차서 정신없이 뛴 기억만 난다”며 “결승선을 통과하고 1위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는 얼떨떨하고 기쁨과 민망함, 창피함 등이 교차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유씨가 마라톤과 인연을 맺은 것은 1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유씨는 회사 선배이자 지금의 남편이 된 이지원씨(46)의 권유로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하면서 달리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건강관리 차원에서 운동을 즐겼지만 타고난 지구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각종 마스터즈 대회서 입상하며 최정상급 아마추어 마라토너로 성장했다.

 

이번 도민체전에서 대회 MVP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던 유씨는 “종목마다 훌륭한 엘리트 선수들이 많은데 나 같은 평범한 일반인이 MVP 후보에 올랐다고 해서 너무 놀랐고 영광이었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많았는데 지금까지 믿고 지켜봐 주신 이승구 감독님과 김순영 전무님 등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욕심내지 않고 개인 기록을 조금씩 단축하며 앞으로도 부상 없이 즐겁게 달리겠다”고 덧붙였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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