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해야 할 게 너무 많아.”
프로야구 kt wiz 조범현(56) 감독은 최근 근심이 많다. 이진영과 유한준 등 이적생들이 제 몫을 다 해주고 있지만, 지난해 타선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앤디 마르테, 김상현이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엄상백 등 국내 선발진이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여 조 감독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나마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 등 강팀들과 대결이 즐비했던 4월 일정을 5할가까운 12승13패로 마감한 점은 다행이다. 조 감독은 “4월은 정말 잘 버텼다”고 돌아보면서도 “마르테와 김상현의 타격 컨디션이 떨어지면서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보통 3~4 경기면 타격 컨디션이 되살아나곤 하는데 이번에는 7경기가 지났는데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김상현은 4월까지 타율 0.197, 장타율 0.366에 그쳤다. 홈런 4방을 쏘아 올리긴 했지만, 지난 시즌 134경기에서 타율 0.280, 장타율 0.493, 홈런 27개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할 따름이다. 마르테도 4월 한 달 동안 타율 0.232, 장타율 0.439로 부진했다. 지난해 타율 0.348, 장타율 0.569를 때렸던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이다. 조 감독은 “그래도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며 “결국 둘이 살아나야 팀 타선도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정대현, 엄상백, 주권, 정성곤 등 국내 선발진이 지금까지 단 1승을 수확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조 감독은 “외국인 투수들이 잘 버텨줬지만, 우리 선발이 워낙 약하다 보니 상대 궁합 등 살펴야 할 게 많다”며 “요한 피노에 이어 엄상백까지 빠지면서 6선발 체제는 사실상 힘들어졌다. 유동적으로 운영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지난 2일 1군에서 말소된 우완 엄상백에 대해 조 감독은 “140㎞ 정도의 직구는 아무 메리트가 없다. 그렇다고 제구가 잘 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2군 차명석 코치에게도 말해뒀는데, 공에 조금 더 힘을 실어 던지게끔 해 구속을 145㎞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kt는 5월 첫 주 상승세를 타고 있는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와 맞붙는다. 3일 수원 NC전이 강풍으로 순연된 뒤 조 감독은 “상대팀과 달리 우리 팀은 분위기가 좋지 않았는데 한숨 돌렸다”며 “5월이 지나고 나면 시즌 판도가 가려질 것이다. 잘 추슬러서 좋은 승부를 펼쳐보겠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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