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노트] 과천시설관리공단, 뼈를 깎는 혁신만이 살 길

연 100억 원의 적자운영에 허덕이는 과천시설관리공단에 대한 시의 구조조정에 대해 ‘용두사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시는 지난 2014년 공단에 대한 조직 진단, 명예퇴직 등을 통해 21명을 감축했고, 올해는 오는 2022년까지 직원이 퇴직하면 신규직원을 채용하지 않는 조건으로 36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공단은 시로부터 매년 200억 원의 위탁료를 받아 문화ㆍ체육ㆍ주차장 관리 등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무분별한 조직확대로 100억 원대 적자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공단은 출범 당시인 지난 2000년에는 80여 명이 근무했으나, 현재는 300명이 넘는다. 

시 조직과 맞먹는 규모이다. 체육강사만 100여명에 이른다. 일부 체육강사는 공단의 시설물을 이용, 개인레슨으로 한 달에 300만∼1천만원의 부당이익을 챙긴다. 아직도 이 같은 행태는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사회단체장과 공단 임원의 가족과 친인척까지 무분별하게 채용됐다.

 

체육강사가 개인적으로 돈을 챙겨도, 사회단체장과 임원의 친ㆍ인척을 채용해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방만 경영이다. 공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프로그램의 요금은 사설기관보다 많게는 50% 저렴하다. 대기자가 줄을 잇고 있어서 따로 마케팅이나 전문경영이 필요없다.

 

현재 공단의 회원은 4천500여명, 실제 회원은 3천명 정도이다. 이들을 위해 시 전체예산의 10분의1인 200억원을 쏟아 붓는 것이다. 이중 인건비가 60%를 넘는다.

 

사정이 이런데도 제대로 된 구조조정은 이뤄지지 않는다. 정치인의 포퓰리즘 때문이다. 3천여 명의 표를 의식해 수술대에 올려놓지 못하는 것이다. 집행부를 감시하는 시의원들조차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을 두둔하면서 미온적인 입장이다. 그래서 공단의 비효율적인 경영은 시와 시의회의 공동작품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제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직원을 감축하는 것만이 구조조정이 아니다. 경영진단을 통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수익성을 창출할 모형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에 뼈를 깎는 혁신을 하지 못하면 공멸의 길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천=김형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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