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타] '미륵영표살'이 떳다… kt wiz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

▲ 고영표2

‘미륵영표살’

 

프로야구 kt wiz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25)에 붙은 별명이다. 서글서글 웃는 얼굴로 마운드에 올라 미륵처럼 팀을 구원한다는 의미다. 2014년 2차 1라운드 10순위로 kt에 입단한 고영표는 지난해 ‘추격조’로 뛰었지만, 올해는 ‘필승조’로 활약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고 있다.

 

지난주에도 고영표는 고비처마다 구원 등판해 팀에 승리를 선물했다.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6대1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 올라 0.2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솎으며 무실점을 기록하고 10대3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8일 경기에선 3대4로 뒤진 4회초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을 피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고 7대4 역전승에 앞장섰다.

 

고영표는 지난 8일 인터뷰에서 “장점을 살려 변화구나 로케이션 중심으로 투구하다 보니 자신감과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고영표는 위기 상황에서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파워피처가 아니다. 올 시즌 18경기에서 1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95를 거둔 원동력은 로케이션과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한 완급 조절이었다. 상하좌우 자유자재로 직구를 찌르고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뺏어버리니 상대하는 타자로선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고영표는 올해 초 미국으로 떠난 스프링캠프에서 제구를 가다듬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평균구속이 130km 초반대 머무는 직구를 보완하기 위해선 제구력이 꼭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고영표는 이를 위해 투구 밸런스를 잡으면서 릴리스 동작을 빠르게 가져갔다. 그 결과 지난해 57이닝 동안 16개로 많았던 몸에 맞는 볼이 올 시즌에는 2개(21.2이닝)로 줄었다.

 

직구의 제구가 잡히자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위력은 배가 됐다. 고영표는 “직구와 똑같은 투구폼과 릴리스 포인트에서 던지다 보니 타자들이 많이 속는 것 같다”며 “특히 좌타자들에게 잘 통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고영표는 이번 시즌 리그 불펜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출장 수를 보이고 있다. 18경기로 권혁(한화), 이명우(롯데)와 공동 1위다. 소화 이닝도 21.1이닝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다. 엄상백, 정성곤 등 어린 토종 선발들이 5회 이전 조기 강판당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의도치 않게 마운드에 오를 일이 잦아진 것이다. 고영표는 “기회를 얻으면서 경험을 많이 쌓고 있다”고 했다.

 

고영표는 엄상백, 정성곤, 주권에게 덕담을 건네며 인터뷰를 마쳤다. “상백아, 성곤아, 권아 너희 모두 아끼는 동생들이고 잘 됐으면 좋겠어. 너희가 잘해야 내가 홀드도 쌓는 것이고, 팀도 살아. (출전하는 경기 수가 많아) 형 힘들다. 부담을 떨치고 마운드에서 자신감을 갖고 투구했으면 좋겠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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