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세계 경제 속에서 52조원 규모의 이란 특수로 우리나라 경제에 ‘제2 중동 붐’이 예고된 가운데 금융권에서도 이란 진출 바람이 불고 있다. 건설, 에너지 등 각종 인프라 사업 등이 시행되면 지급 결제, 대출 등 금융의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선점에 나선 것이다.
9일 시중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달 초 이란의 수도인 테헤란에 사무실을 개소했다. 국내 은행으로서는 최초다. 우리은행은 두바이, 바레인 지점과 함께 테헤란 지점까지 갖추면서 이란에서 일하는 국내 기업에 금융서비스를 폭넓게 선점할 수 있게 됐다.
또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은 국책은행으로서 국내 기업의 이란 진출 가능성을 넓히고자 이란 정부와 금융협력 강화에 나섰다. 수은은 이란 중앙은행과 수출금융 기본여신약정(Framework Agreement, 이하 FA)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와 이란 보건의료교육부와 병원건설사업 협력 MOU를 체결하는 등 150억달러 규모의 금융협약을 맺었다.
두 기관의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이란 중앙은행은 FA 한도를 총괄 관리하고 이란 경제재무부는 지급보증을 제공할 예정이다. FA는 외국에서 국책사업을 진행할 때 사용하는 금융 지원 방식이다. 사전에 금융 거래에 관한 조건을 미리 정하고 이후에 대출 한도 내에서 지원금액만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신속한 금융 지원이 가능하다.
KEB하나은행은 이란 거래의 핵심인 자금결제 서비스를 위해 주요 이란 은행들과 환거래, 결제계좌 개설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란은 현지뿐만 아니라 주변 중동국가 거래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KEB하나은행은 평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아부다비, 두바이, 바레인 등 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무역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며 “이란 경제제재 해제를 대비해 미리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었기 때문에 토건사업, 무역거래, 의료사업 분야 등에 진출하는 국내 기업들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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