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결과가 나오자마자 염태영 수원시장은 관내 지역구 당선인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축하인사를 했다.
수원 지역구(5곳) 모두 더불어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당선되면서 향후 탄탄대로(坦坦大路)의 시정운영을 기대한 염 시장의 당연한 행보였다. 하지만 다른 당선인과는 달리 수원 갑 지역구의 이찬열 당선인(3선)하곤 전화 연결이 제대로 안됐다고 한다. 게다가 염 시장이 전화불통에 어쩔 수 없이 보낸 축하 문자까지 이 당선인은 형식적(?)으로 받아 쳤다는 게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특히 지난달 20일 아침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염 시장과 수원지역 국회의원 당선인들과의 조찬간담회도 유독 이찬열 당선인만 빠졌다. 이날 간담회는 수원지역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이 당선인은 회의 시작 전 1시간 가량을 남겨 놓은 시점에 불참 여부를 알렸다.
또 다른 당선인이 참석을 독려했는데도 불참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당선인은 공공연하게 공석이든 사석이든 염 시장에 대한 불만과 섭섭함을 표현하고 다닌다고 한다.
이런 일련의 사항들이 알려지면서 염 시장과 이 당선인 간 미묘한 관계가 정관계를 비롯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저런 풍문을 종합해보면 이들의 불편한 관계 중심에는 이재준 전 수원 부시장이 있다는 것이다.
사연인즉 이렇다. 이 전 부시장이 지난 4.13 총선에서 이 당선인 지역구인 수원갑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둘 사이에 금이 쫙 가버렸다는 것이다.
이 당선인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텃밭으로 수년 동안 닦아 온 지역구에 염 시장의 측근인 이 전 부시장이 도전장을 냈다는 자체가 큰 배신감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염 시장이 아무리 자신의 뜻과 상관없는 이 전 부시장의 결정이라고 해명하고 해명해도 쉽사리 분이 풀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당선인은 이 전 부시장을 뛰어넘어 강력한 라이벌인 새누리당의 박종희 후보까지 거뜬하게 이긴 3선의 국회의원이다. 승리자는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 꼭 염 시장의 편을 들자는 것이 아니다. 이번 4.13총선 과정에서 투닥투닥 갈등을 빚는 정치인들의 모습에 진저리가 난 수원시민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용성 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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