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본다는 생각으로 공연해요. 아이들이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낍니다.”
인천 부평구에는 인형극을 공연하는 엄마들이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이 모여 활동하는 ‘맘스인형극단’이다.
맘스인형극단은 지난 2013년 갓 초등학교에 입학한 자녀를 둔 엄마들이 모여 만들었다. 김지혜 맘스인형극단 대표는 한 극단의 대표로 있다 육아를 하며 활동을 접어야했다. 그러다 아이가 자라며 ‘자녀에게 가르칠 내용들을 인형극으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학부형 5명이 모여 재능기부 공연을 하게 됐다.
김 대표는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성폭력이나 왕따, 흡연 등을 주제로 유익하고 재미도 있는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만들어진 공연은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인기를 얻어 지금은 마을공동체 사업까지 이르렀다. 초등학교뿐 아니라 민간도서관, 특수학교, 마을 행사 등 인천지역 구석구석을 누빈다. 엄마들이 직접 제작과 기획, 각본과 연출까지 도맡아 하는 인형극은 봉사정신이 없으면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몇 달에 걸쳐 인형들을 만들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성우와 가수까지 섭외해 목소리를 녹음한다.
사운드를 비롯한 조명과 레이저 장비까지 무대를 설치하는 데만 꼬박 두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한 학부모는 “엄마들이 만든 공연이 별거 있겠냐며 심드렁하던 교장·교감 선생님들도 공연이 끝나면 ‘감동 받았다’며 다시 찾아와 달라고 할 때가 많다”고 귀띔했다.
맘스인형극단은 올해 9명의 엄마들이 부원초등학교에서 제공한 교실을 작업장으로 사용하며 다음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새 작품을 만들 때마다 연극과 영화를 보며 고민하고, 인형극에 ‘랩’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또 단순한 관람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직접 인형도 만들어 보고, 인형극도 하는 체험활동도 병행한다.
김 대표는 “힘들지만 내색하지 않고 따라주는 다른 엄마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올해는 중학생과 성인, 노인들을 위한 인형극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김덕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