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로 파고든 '가상현실'] 참신한 아이디어+창작 열정 더해… 경기도, VR산업 메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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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상, 증강현실은 게임과 영상뿐만 아니라 교육, 국방, 의료 등의 분야에서도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VR 산업 선점에 나서면서 정부와 경기도를 비롯해 각 지자체에서도 VR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가상현실(VR)산업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정부와 지자체가 VR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글로벌 기업이 나서 VR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작 열정을 가진 이들을 지원해 스타기업으로 키운다는 방안이다. 신산업인 탓에 초기시장 규모가 작은 만큼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의 육성, 판로개척에 집중됐다.

■유망 VR기업 키운다…정부, 상암 DMC에 중소 VR업체 지원 위한 성장지원센터 마련

정부는 지난 3일 융복합 신산업과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VR 산업 지원 방안을 밝혔다. 우선 올 하반기 서울 상암 DMC에 중소 VR 전문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성장지원센터를 마련한다. 센터에 입주할 10~20인 규모의 기업 14개사를 선발해 임대료를 면제해준다. 또 상암 디지털파빌리온에 개발 스튜디오 및 VR랩을 설치해 기업의 인력양성과 연구개발(R&D) 등을 지원한다. 특히 공동제작센터를 정비해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촬영장비와 관련 시스템을 제공할 예정이다.

오는 10월에는 처음으로 VR개발자 대회를 개최해 가상현실 기업 간의 생태계를 구축, 다양한 아이디어를 공유할 장을 마련키로 했다. 규제개선을 통한 VR콘텐츠 활성화도 가속화 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모바일 게임에 한해 허용되는 게임물 자체등급분류제를 청소년이용불가ㆍ아케이드 게임을 제외한 모든 게임물로 확대되도록 게임산업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VR 콘텐츠 제작 기술개발을 ‘오픈 소스형’으로 추진해 다양한 수준의 개발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 가상현실 기술 활용 분야와 사례

■경기도, 광교 중심으로 가상현실ㆍ증강 현실 메카로

경기도는 창업기업과 창작자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광교비즈니스센터(수원시 영통구 광교로 156) 11층 경기문화창조허브를 중심으로 VRㆍAR 분야에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입주사 지원과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으로 나눠 체계적으로 VR 전문가를 육성, 지원하는 게 골자다.

우선 1천149㎥의 공간에서 누구나 VR, AR 체험ㆍ창작공간 및 스마트오피스를 이용할 수 있다. 우선 서류심사, 멘토링, 창조오디션을 통해 최종 10개 입주사를 선발, 입주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워크샵, 멘토링, 전문기술 교육을 비롯해 각종 데모데이, 크라우드펀딩 영상지원, 콘텐츠 발굴 시연, 컨퍼런스 전시회 참가 시제품 지원 등의 맞춤형 지원으로 스타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창작자를 위해서는 관심자와 전문가를 대상으로 맞춤형 VR 교육을 진행한다. 일반인인 관심자에게는 VR 영상 기획과 촬영, 편집 제작실습 등을 진행하고, 전문가에게는 3개월 집중 코스를 구성해 기획부터 최종 포트폴리오 제작까지의 전 과정을 교육한다. 수중ㆍ항공 촬영, 드론 등 360도 VR 영상 촬영 교육으로 전문성을 높이도록 했다. SKT TAR을 연계한 교육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홀로 렌즈 교육, IBM 왓슨 연계 인공지능 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맞춤형 교육과 지원을 통해 오는 2018년까지 VRㆍAR 분야에 창업 100건과 일자리 250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정자연기자

 

경기도 VR 창조오디션 1위 기업 '릭스' 

 

지난달 28일 경기도는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국내 최초로 가상현실과 증강 현실 전문 오디션을 열었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VR 기술과 업체를 찾고 이들에게 지원해 경기도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 키우려는 의도다. 이 오디션에서 설립된 지 채 1년도 안 된, 직원 3명의 신생 중소기업이 1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릭스(LYX)가 그 주인공이다. 릭스는 럭셔리(LUXURY)를 뜻하는 스웨덴어로 회사를 구성하는 직원들이 고급스러운 삶을 살고 싶다는 소망을 담아 이름 지었다. 이름처럼 회사를 만든 지 7개월 만에 고급스럽게 ‘팬스티칭 카메라 리그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기술로 VR 창조오디션에서 1위를 차지했다.

 

‘팬스티칭 카메라 리그 시스템’은 가상공간에 보다 현실감을 부여하는 기술로 평면으로 찍은 영상 여러 개를 붙여 가상현실을 만들 때 생기는 영상 간의 부조화 문제를 해결한다. 예를 들어 작은 텔레비전 여러 대를 붙여 큰 화면을 만드는 것을 가상현실이라고 가정해 보자. 그동안의 기술은 작은 텔레비전의 화면을 감싸는 테두리 때문에 화면 간의 간격이 벌어져 큰 화면 영상이 부자연스럽게 연결됐지만 릭스는 ‘팬스티칭 카메라 리그 시스템’을 통해 테두리가 없는 작은 텔레비전을 만들어 붙여 큰 화면을 구현한다. 화면 간의 연결이 자연스러워서 여러 대의 카메라로 사방을 찍어 만들어 내는 가상현실이 더욱 현실처럼 느껴진다. 릭스는 현재 ‘팬스티칭 카메라 리그 시스템’으로 특허를 준비 중이다. VR 창조오디션에 기술을 평가해주고 조언을 줬던 멘토들이 ‘팬스티칭 카메라 리그 시스템’을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하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점쳤기 때문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보다 현실감 있는 VR 콘텐츠가 나올 것으로 릭스는 예상했다.

 

VR 산업 진출 배경에 대한 물음에 장정옥(43) 릭스 대표는 “자연스러운 영상 산업의 흐름에 따랐을 뿐”이라고 대답했다. 장 대표는 “영상 콘텐츠 산업이 포화되자 자연스럽게 VR관련 산업이 커가고 있고 우리 기업 역시 그 흐름에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며 “이제 첫발을 내딛고 뛸 준비를 하는 분야인 만큼 장기적으로 판단한 정책적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VR 산업이 갈림길에 서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처럼 신산업으로서 이성을 자극하는 기술 위주의 성장을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소프트웨어 개발을 통한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 분야로 성장할 것인지 기로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새로운 기술은 짧은 시간에 놀라움을 줄 수는 있지만, 곧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신산업으로서 가치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감성을 자극하는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며 “감성적 콘텐츠 개발로 산업을 육성하고 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VR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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