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바깥쪽 승부… 김재윤, 그는 이제 겨우 2년차 투수다

▲ 김재윤 kt wiz제공
▲ 김재윤 kt wiz제공

kt wiz 오른 투수 김재윤(26)의 최근 투구를 보자면 바깥쪽 승부가 많다. 어쩌면 대다수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다. 이유는 딱히 없단다. 그는 “포수 사인대로 투구를 할 뿐”이라고 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바깥쪽 승부로 일관하고 있건만 결과는 나쁘지 않다. 김재윤은 5월 6경기에서 8이닝을 던지고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바깥쪽 승부가 지난 17일 수원 LG 트윈스전에선 독이 됐다. 김재윤은 이날 6대6으로 맞선 7회초 2사 3루에서 구원 등판해 LG 채은성을 상대로 총 6개의 공을 던졌다. 모두 바깥쪽이었다. 1구는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146㎞짜리 직구였다. 노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김재윤은 또 한 번 직구를 선택했다. 이번에는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났다. 김재윤은 구종을 슬라이더로 바꿔 두 차례 헛방망이질을 유도하려고 했으나 채은성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볼카운트는 3볼-1스트라이크로 불리해졌다. 김재윤으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147㎞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었다.

 

풀카운트 상황. 김재윤은 결정구로 또다시 직구를 택했다. 하지만 그의 손을 떠난 148㎞ 직구는 스트라이크존을 한 참이나 빠진 바깥쪽 낮은 곳으로 향했다. 볼넷이었다. 출루를 허용한 김재윤은 곧바로 강판됐다.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한 그의 얼굴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김재윤은 “가운데로 던지려고 했는데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 공이 빠졌다”고 털어놨다. 그의 말에 따르면 마지막 공은 릴리스포인트가 빨리 형성된 결과다. 보통 릴리스포인트가 빨리 형성되면 공은 낮은 코스로 빠지게 된다. 제구가 잡히지 않은 투수들이 종종 범하는 보이지 않는 실책이다. 김재윤이 몸쪽 승부를 펼치는 않는 것도 이와 연관 있다.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하게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사사구를 범할 수 있다.

 

김재윤은 지난 시즌 직구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으면서도 제구가 잡히지 않아 선구안이 좋은 타자들에게 고전을 하곤 했다. 올 시즌 확실히 제구가 좋아졌다곤 하나, 아직 홈 플레이트를 폭넓게 쓰는 투구를 할 단계는 아니다. 그렇다고 서두를 필요는 없다.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지도 이제 겨우 1년 5개월째다. 부족한 점은 차츰 채워나가면 된다.조범현 kt 감독도 “김재윤이 급성장을 이뤘다곤 할 수 없지만, 좋아지고 있는 과정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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