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국회의장단 선출 자율투표 추진"… 원구성 협상 막막

새누리당이 31일 20대 국회 원구성과 관련해 국회의장을 차지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거대 야권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내달 7일로 예정된 국회의장단 선출과 관련해 의원들의 자율투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두 야당이 결합해 야당에서 국회의장단을 독차지하는 한편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둘러싼 논의도 국회의장 선출과 별도로 진행하겠다는 사실상의 선전포고인 셈이어서 원구성 협상이 난항에 빠져들 전망이다.

 

더민주 박완주,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31일 오전 국회 본청 의원식당에서 회동을 갖고 국회의장단 선출과 관련해 자율투표를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이는 전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직을 포기한 적은 없다. 책임 있는 집권 여당으로서 우리는 국회의장직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발언하는 등 새누리당이 국회의장 사수에 나서자 다수의 의석수를 통해 이를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확보하기 위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자당 출신 의원들의 복당을 허용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두 야당이 이에 대응해 새누리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더민주 박광온 수석대변인(수원정)은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이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국회의장직을 차지하기 위해 4.13 총선 과정에서 탈당해 무소속으로 당선된 의원들을 복당시키는 것은 지난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국민 배신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회의장단은 무기명 투표를 통한 재적의원 과반수 득표로 선출된다. 그동안 국회는 관례적으로 원내 제1당에서 추대한 국회의장 후보를 본회의 표결로 확정지어왔지만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과 ‘원내 1당’인 더민주가 단 한석 차이에 불과한 만큼 국회의장을 차지하기 위한 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소위 핵심 위원회로 꼽히는 법제사법위원회, 운영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위원장을 어느 당이 차지할 지를 놓고도 3당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협상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의석수대로 자율 투표로 진행될 경우 새누리당은 의장은 물론 두개의 부의장 중 한석도 차지할 수 없는 상황도 빚어질 수 있다.

김재민ㆍ정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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