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떠난 아들의 모교 사랑 “그 뜻 이어갑니다”

김한섭 경기중기센터 경영관리본부장

“10년 전 아들을 떠나보내며 약속한 일입니다. 앞으로 10년 후에도 약속을 지킬 겁니다.”

 

10여 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난 아들을 기리기 위해 아들이 다니던 대학교에 10년째 장학금을 후원해온 것은 물론 또다시 장학금 2천만 원을 전달한 아버지의 사연이 알려져 지역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경기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김한섭 경영관리본부장(59).

 

김 본부장은 지난 1977년 공직생활을 시작해 경기도청 총무과장, 연천부군수, 경기도수자원본부장, 포천시 부시장 등 38년간 공직에 몸담으며 경기도민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았다.

 

이러한 김 본부장이 경기대학교에 10년째 장학금을 전달하게 된 것은 지난 2005년 1월 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다. 당시 군 복부 중이었던 아들 정현군은 민통선 초소 근무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다 차량 전복 사고로 숨졌다. 

입대 4개월 만의 일이었다. 아들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던 김 본부장은 아들을 기리고자 이듬해인 2006년 현충일 무렵 아들의 순직 위로금 2천만 원을 정현군이 다니던 경기대학교 일어일문학과에 전달했다. 이렇게 조성된 2천만 원의 ‘정현 장학금’은 매년 2명의 학생에게 100만 원씩 전달됐으며 지난해까지 20명에게 모두 장학금이 전달되면서 소진됐다.

 

이에 김 본부장은 지난달 31일 다시 경기대학교를 찾아 자신이 38년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며 국가로부터 받게 된 명예퇴직수당 2천만 원을 ‘정현 장학금’으로 전달했다. 이 장학금은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10년간 매년 1명의 학생에게 200만 원씩 전달될 예정이다.

 

김 본부장은 “2차 정현 장학금 전달을 통해 모교 발전과 후배들의 정진을 바라는 정현이의 뜻을 기리고자 했다. 앞으로도 모교와 정현이의 인연을 이어갈 방법을 찾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려 한다”며 “정현이 추모 20주기가 되는 2025년에도 같은 방법으로 모교에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아버지와 어머니, 자식 등 가족은 누구에게나 당연히 있는 존재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당연하다고 인식하는 것에 대해 얼마나 고마운지 잃어보기 전에는 모르고 살아간다”며 “많은 사람이 가족과 친구 등 주변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존재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사랑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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